일감 늘리고 세금 줄이고 금융 투하까지…"원전 최강국 도약"

입력 2024-02-22 11:31 수정 2024-02-2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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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일감 3.3조 공급·투자세액공제 확대·특별금융 1조 지원
원전 산업 온기 회복 '뚜렷'…매출·투자·고용 개선세
윤석열 정부 내 원자력 R&D·SMR 등 차세대 유망 기술에 4조 원 투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원전 산업에 정책 역량을 집중, 원전 생태계 완전 복원을 넘어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이 나왔다.

이를 위해 올해 원전 일감은 3조3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원전 기업의 유동성 안정화를 위한 '선금 특례'도 차질 없이 진행한다. 신규 투자를 늘리기 위한 원전 분야 투자세액공제 범위도 늘리고, 1조 원 규모의 특별금융도 공급한다. 소형모듈원전(SMR)과 4세대 원전 등 차세대 유망기술 연구개발(R&D)에 이번 정부 기간 4조 원을 투자한다.

정부는 22일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을 주제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었다.

대통령 주재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생에 온기를 불어넣는 원전산업' 안건 발표하며 "생태계 온기 회복을 넘어 원전산업 질적고도화를 통해 명실상부 원전 최강국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6일(현지시간)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에서 열린 3호기 가동식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6일(현지시간)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에서 열린 3호기 가동식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 윤 정부, 원전 정책 정상화 추진…원전 생태계 훈풍 얼마나 불었나

윤 정부는 출범 직후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을 핵심 에너지원으로 적극 활용할 것을 선언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정부 중단됐던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 관련 인허가 절차를 18개월 단축하며 지난해 6월 전원개발실시계획을 승인했다. 또 운영 허가 만료를 앞둔 가동 원전 10기의 계속 운전을 안전 확보를 전제로 관련 절차에 착수·추진 중이다.

특히, 고사 위기 원전 산업계에 일감을 긴급 공급하고, 금융프로그램 신설 등의 지원도 이뤄졌다. 원전기업이 염원인 일감 공급은 지난해 3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계약 조기 체결과 5월 보조기기 발주 등을 통해 2022년 2조4000억 원에서 지난해 3조 원으로 확대됐다.

이와 함께 미래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기대를 모으는 SMR 시장에 대응한 독자노형 개발도 착수하고, 지난해 7월 민간 합동 'SMR 얼라이언스'도 출범했다.

원전의 수출산업화를 위한 노력도 성과를 거둬 3조 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프로젝트, 단일 설비 최대 규모인 2600억 원 루마니아 삼중수소 제거설비 건설사업 등 이번 정부 내에서만 4조 원 이상의 계약을 수주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들어 원전 산업계의 매출, 투자, 고용 및 대학·대학원의 전공 진입생 등 생태계 주요 지표가 모두 뚜렷한 개선세를 보인다"라며 "설비수출은 지난 정부 5년간의 합산 총액보다 6배 이상 증가한 실적을 불과 2년도 안 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원전 기업 매출은 2021년 21조6000억 원에서 2022년 25조4000억 원으로, 고용은 3만5000명에서 3만6000명, 한국수력원자력을 제외한 투자는 1조4000억 원에서 2조5000억 원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월 11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에서 열린 '2024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뉴시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월 11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에서 열린 '2024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뉴시스)

◇ 원전 일감 3조3000억 원으로 늘리고, 투자세액공제 확대·특별금융 1조 원 공급

정부의 원전 정책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원전 생태계 완전 복원'이다.

먼저, 일감에 목마른 원전기업을 위해 2022년 2조4000억 원, 2023년 3조 원 공급됐던 원전 일감을 올해 3조3000억 원으로 확대한다. 또, 일감 계약을 수주하더라도 당장 대금을 받지 못하던 원전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시행한다.

원전 기업은 기존의 선금 제도는 계약 후 2~3년이 지난 설비 납품 시점에야 대금을 받을 수 있어, 계약을 성사하더라도 당장 제작에 착수할 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보조기기를 공급하는 중소·중견기업이 계약 즉시 계약금 30% 이내의 선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선금 특례'를 지난해 12월부터 시행했다. 또 선금 신청에 필요한 보증보험의 수수료도 최대 75%까지 지원해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의 부담을 추가로 완화할 계획이다.

일감을 늘린 데 더해 세금은 줄여 원전 산업계 신규 투자에 마중물을 붓기 위해 조세특례제한법령상 원전 분야 세액공제도 대폭 확대한다.

현행 조특법령상 세액공제 대상인 신성장·원천기술에 포함된 '대형 원전 및 SMR' 분야 '설계기술'과 'SMR 제조 기술의 일부'에 더해 '대형 원전 제조 기술'을 신규 반영하고 'SMR 제조 기술' 범위 확대를 통해 원전 기자재 기업의 투자 여력을 확충한다.

특히, 대부분의 원전 중소·중견기업이 대형 원전 제작·가공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을 고려, 이번 조특법령 개정은 그동안 세제 감면을 받을 수 없었던 많은 기업도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올해에만 원전 산업계에서 1조 원 이상의 설비 및 R&D 투자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원전기업에 대한 특별금융 프로그램도 지난해 5000억 원에서 올해 1조 원 규모로 대폭 늘려 공급한다.

올해부터 시중은행을 통한 2~3%대 저금리 융자를 지원하는 1000억 원 규모의 '원전 생태계 금융지원사업'을 정부 예산사업으로 신설했고, 원전기업 특례 보증 규모도 상향한다. 또한, 원전기업의 수출보증보험 발급을 위한 '원전수출보증 지원사업'도 올해 예산에 반영해 신설한다.

R&D 혁신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간 원자력 R&D 전체 예산은 증가 추세였으나, 탈원전 기간 해체와 방폐물 관리 등 후행 주기 중심으로 확대돼 왔다. 이에 정부는 국내 원자력 R&D를 SMR과 4세대 원전 등 차세대 유망기술을 중심으로 혁신하고, 이를 위해 윤 정부 임기 내 4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안 장관은 "확산하는 원전 생태계의 온기(溫氣)를 열기(熱氣)로 키우고, 원전산업 정상화를 넘어 질적 고도화를 통해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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