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기 등 8개 혐의 재판 앞둬
“한국선 최대 40년, 미국선 100년 이상”
앞서 기소된 FTX 창업자는 115년형 위기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법원은 권 대표가 미국에서 가상자산 사기 혐의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한국과 미국 사법당국 모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지만, 몬테네그로 당국의 최종 결정은 미국이었다.
권 대표는 2022년 봄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테라USD와 자매 코인 루나가 시스템 붕괴 속에 연달아 폭락한 뒤 자취를 감췄다. 당시 전 세계 투자 피해 규모만 400억 달러(약 53조 원)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한 사실이 발각되면서 현지 교도소에 수감됐고 뉴욕 검찰은 증권사기와 상품 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8개 혐의로 권 대표를 기소했다.
권 대표의 미국행은 이미 어느 정도 정해진 수순이었다. 지난달 권 대표 측 변호인은 미국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몬테네그로에서의 인도 절차가 최종 단계에 있다”며 “몬테네그로 법원은 언제든지 인도를 명령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이르면 3월 중순 미국에 입국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변호인이 이 같은 문서를 제출한 것은 1월 29일 미국에서 예정된 재판을 연기하기 위함이었다. 변호인은 권 대표의 직접 출석이 가능해진 만큼 일단 3월 18일까지 미뤄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권 대표 측은 여전히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미국 송환 결정에도 항소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몬테네그로 법원이 항소를 받아들일 확률은 낮아 보인다. 몬테네그로로서는 미국과의 관계와 내달 잡혀 있는 재판 등이 부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안드레이 밀로비치 법무장관도 권 대표의 송환에 관한 질문에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한 적 있다.
권 대표의 미국 송환이 임박함에 따라 그가 받게 될 형량에도 관심이 쏠린다.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먼저 기소된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의 경우 7개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서 최대 115년형의 위기에 처했다.
코인 전문 매체 크립토랭크에 따르면 가상자산 전문가 콜린 우는 “미국의 형사 처분이 한국보다 훨씬 엄격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권 대표는 8가지 중범죄에 직면했고 모든 처벌이 합쳐지면 미국 내 최대 형량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최대 형량이 약 40년에 불과한 반면, 미국에선 100년이 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