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못하면 우울·불안…‘운동 중독’ 경계해야 [e건강~쏙]

입력 2024-02-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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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태 파악·적합한… 개인 특성 고려한 운동 선택 중요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매일 하던 운동을 중단하면 우울하고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적당량의 운동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과하게 집착하면 담배와 술처럼 중독 상태에 빠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운동 중독은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이 이를 멈췄을 때 일종의 금단 현상을 겪는 것을 말한다. 학업이나 직장생활 등 일상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로 운동에 집착하고,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 정신적으로 혼란에 빠진다.

운동 중독의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하루 한 번 이상 규칙적인 계획표에 맞춰 운동한다 △다른 활동보다 우선시한다 △운동 내성이 증가한다 △중단 시 혼란 같은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재개 시 금단 증상이 경감된다 △운동에 대한 갈망을 경험한다 등이 있다. 이 가운데 2개 이상의 항목에 해당한다면 운동 중독을 우려해야 한다. 운동이 지니는 긍정적인 측면을 지나쳐 중독 상태에 접어들면 신체와 정신에 해가 될 수 있다.

이주강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로 운동을 탐닉하고 있다면 이미 중독이 시작된 단계로 볼 수 있다”라며 “나아가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흡연자나 알코올 중독자가 담배와 음주를 즐기듯이, 습관적으로 운동만 반복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면 중독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적합한 운동은 질병 예방과 신체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근골격계 질환자나 심장질환 등이 있다면 운동 중독 시 받는 피해는 더욱 크다. 근골격계 질환자가 운동 중독에 빠지면 잘못된 운동 자세나 고강도 신체 활동을 반복하면서 통증이 악화한다. 신체 변형 등 부상의 위험도 커진다. 운동을 하는 도중에 급작스러운 심장 발작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롭게 운동을 시작할 때는 자신의 건강상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적합한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상 위험을 없애기 위해 컨디션도 조절에 유의해야 한다.

운동 중독이 생기는 이유는 운동이 주는 긍정적인 측면에 기인한다. 운동은 긴장과 스트레스, 가벼운 우울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특히, 자존감이 낮거나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일수록 마음 건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을 하면 뇌에서 엔도르핀과 아난다마이드와 같은 행복 호르몬들이 분비된다. 이들 호르몬은 불안과 우울증 완화는 물론, 스트레스 감소, 성취감 등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고강도 운동을 하면 뇌에서는 통증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하는 호르몬들을 분비한다. 호르몬에 의해 즉각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고강도 운동뿐 아니라 걷기와 같은 저강도 운동에도 중독될 수 있다. 하루라도 걷지 못하면 불안감과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되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특히 중장년층에서는 자신의 무릎 상태에 개의치 않고 운동이나 등산 등의 활동을 감행해 무릎 염증이 더욱 악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병훈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운동은 건강에 필요하지만, 중년들의 경우 신체 노화로 근력량이 줄고, 관절을 보호하는 인대 등의 기능 역시 약해져 있을 수 있다”라며 “그런 상태에서 자신의 신체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운동하면, 근골격계 질환이 악화해 정상인보다 빠르게 의학적 조치가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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