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에 욕하고 의뢰인 추행까지…추태 변호사들 징계 사례 보니 [무늬만 변호인]

입력 2024-02-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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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실수로 입금한 돈 '꿀꺽'
사시출신, 로스쿨출신 변호사 비방
택시기사에 폭언...마약에 음주운전도
변협, 과태료·견책 등 무더기 징계

의뢰인의 변호인으로서 본분을 벗어나 변호사윤리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행위를 한 점 죄송합니다.

품위유지의무 위반 혐의로 징계를 받은 한 변호사가 남긴 말이다. A 변호사는 자신의 의뢰인인 여성에게 술을 먹이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 뒤 몸을 만지며 강제 추행했다.

26일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발간한 ‘징계사례집 제8집’에 따르면 징계위원회는 이 사건에서 징계 대상이 된 A 변호사에 과태료 400만 원 부과 처분을 내렸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변협은 의뢰인의 돈을 돌려주지 않은 변호사도 징계한다. 사례집에서 한 법무법인의 B 대표변호사는 의뢰인이 수임료 330만 원을 실수로 입금한 것을 알면서도 돌려주지 않았다.

또한, B 대표변호사는 의뢰인의 상고심을 수임하는 조건으로 4000만 원, 성공보수 20%의 수임료를 정했는데, 상고 기각 판결이 났음에도 담당 변호사에게 알리지 않았고 약정대로 돌려줘야 했던 착수금 절반 2000만 원도 돌려주지 않았다. B 대표변호사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나, 이후 이의신청에서 정직 2개월로 줄었다.

사법고시 출신인 한 변호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집단으로 비방하는 글을 꾸준히 올려왔다. ‘로스쿨 변호사와 사시출신 변호사는 뭐가 다른가’, ‘당연히 법조능력은 사시출신 변호사가 압승이다’ ‘사건을 넘겨받은 변호사는 법리를 전혀 모르는 로스쿨 출신 신참 고용변호사가 대부분’이라는 내용이다.

징계위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비방하고 그들의 자긍심에 상처를 줬으며 국민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전문’이라는 표기도 조심해야 한다. 변호사는 변협에 전문분야 등록을 한 경우에만 ‘전문 변호사’라는 용어를 쓸 수 있다. 전문분야를 등록하지도 않은 변호사가 온라인에 “채권추심 전문변호사”라고 광고한 건도 징계 사례에 포함됐다.

C 변호사는 자신의 초등학생 아들이 친구에게 맞고 돌아오자 학교를 찾아갔다. 수업 중이던 교실 문을 열고 “깡패XX가 똘마니 데리고 가서 때렸지, 이런 XX는 커서도 깡패XX 밖에 안된다” “너도 똑같이 맞아볼래? 너같은 XX는 경찰서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C 변호사는 자신의 직업이 변호사라는 점을 밝히며 “경찰서에 가서 촉법소년으로 벌 받야 한다”며 욕설과 위협적인 언행을 일삼았다. 징계위는 C 변호사를 견책에 처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1살 많은 의뢰인에게 “너 맞을래?”라며 반말과 폭언을 한 변호사도 있다. D 변호사는 의뢰인이 다른 변호사에게도 사건을 의뢰한 사실을 눈치 채고 소송 여부를 추궁했다. 징계위는 “의뢰인이 시비를 걸거나 무례하지도 않은데 변호사가 먼저 반말을 하거나 공격적인 언사를 하는 것은 신뢰와 존중을 기본으로 하는 위임 거래의 특성상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의뢰인을 폭행한 변호사도 있다. 7년의 징역 생활을 마친 의뢰인은 변호사를 찾아갔다. “출소하면 수임료 200만 원을 돌려주겠다”던 변호사의 약속 때문이었다. 그런데 해당 변호사는 되려 의뢰인의 가슴을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게 했다.

2016년 배우 이모 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의뢰인의 변호인도 징계를 받았다. 사건을 맡은 변호사는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며 “고소대리인을 사임했다”며 “새로운 사실관계의 발견, 수사대응 방법에 대한 이견, 그로 인한 신뢰관계의 심각한 훼손이 주된 원인”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로 인해 의뢰인은 언론과 대중의 비난을 받게 됐다. 징계위는 “의뢰인의 보호나 이익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변호사 자신의 안위를 내세운 행위로 언론의 조명을 받으려는 공명심에서 이루어진 행위”라며 과태료 300만 원을 처분하고 이의신청은 기각했다.

비극적인 사건도 있다. 어느 날 늦은 밤 E 변호사가 자신의 로스쿨 후배의 집을 찾아갔다. 이후 후배의 배우자가 몇 시간 뒤 귀가했는데, 그곳에서 E 변호사를 발견했다. 문제는 E 변호사가 전라 상태로 잠들어있었던 점이다.

후배의 배우자는 E 변호사를 주거침입으로 고소했고, 후배는 이후 ‘성행위는 없었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E 변호사는 주거침입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게 됐는데 1심에서는 유죄,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징계위는 과태료를 30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낮췄다.

술에 취한 채 추태를 부린 변호사도 있다. F 변호사는 택시 안에서 택시기사에게 “빨리 가라고 이 XXX야”, “닥쳐 이 XXX야, XXXX야”, “이 XXX 뒤져봐라”라고 소리지르며 운전석을 발로 걷어차는 등 폭행을 저질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한 이후에도 “야, 가라고, 이 XXX야, XX놈아”라고 택시 기사를 모욕했고, 이 변호사는 과태료 30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이외에도 변협은 필로폰을 투약한 변호사, 음주운전을 한 변호사에게도 징계 처분을 내렸다.

▲대한변호사협회 (대한변호사협회)
▲대한변호사협회 (대한변호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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