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의료계 집단행동, 환자 볼모…협상 대상 될 수 없어"

입력 2024-02-2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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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연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 회의 및 행진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연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 회의 및 행진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입학 정원 2000명 증원에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 집단행동까지 나서자 대통령실이 25일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 의사들이 환자 목숨을 볼모로 집단 사직서를 내거나 의대생이 집단 휴학하는 등 극단적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가 24일 '그동안 정부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의대 증원만 한다'는 취지로 성명 낸 것에 "사실과 다르다"며 의료계 및 각계 대상으로 130여 회에 걸친 의견 수렴, 대한의사협회와 별도 협의체 구성 후 지역의료 필수의료 정책과 의사 인력 확충에 대해 28차례 협의 등을 언급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수경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의료 현장에 관심 갖고 의사, 환자와 보호자, 전문가 의견에 귀 기울여 왔으며, 지역 의료 및 필수 의료 강화 방안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정부가 그간 추진한 △필수의료 지원대책(2023년 1월) △소아 의료체계 개선 대책(2023년 2월) △제4차 응급의료 기본 계획(2023년 3월) △소아 의료 보완 대책(2023년 9월) △필수의료 혁신 전략(2023년 10월) △필수 의료 4대 패키지(2024년 2월) 등 정책을 브리핑에서 언급한 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관련 현장 방문도 소개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소아 진료 등 필수의료현장 방문 정책간담회'를 갖고 "소아 진료 문제를 이대로 놔둘 수 없다"며 24시간 소아 전문상담센터 신설, 소아 필수 진료에 들어가는 비용 공공정책 수가로 보장 등에 대해 지시한 바 있다.

같은 해 10월 윤 대통령은 충북대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무너진 의료 서비스의 공급과 이용 체계를 바로 세우고 지역 필수 의료 인력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며 의료진 소송 부담감 해소, 지역의료 강화 수가 체계 개편, 필수 중증·지역 의료 종사자 보상체계 변화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1일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이라는 주제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민생토론회를 주재하고 "정부의 의료개혁 4대 정책 패키지는 필수의료, 지역의료를 다시 살릴 최선의 추진 과제"라며 의료개혁 관련 현장 의견에 대해 청취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2월 발표한 필수의료 4대 패키지에는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강조한 의료사고 사법 리스크 완화,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 지역의료 강화, 10조 원 이상 필수의료 보상 계획 등이 포함돼 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건강보험 종합계획도 마련했다"며 당시 소아청소년과학회는 환영의 뜻, 의사협회는 공감 성명을 발표한 점도 언급했다.

이어 "정부는 발표한 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도 실시하고 있다. 정부 출범 이후 2023년 11월까지 필수의료 강화 등을 위해 9000억 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 투자를 의결, 특히 소아 의료를 위해 3100억 원 수준의 재정 투자를 결정, 이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는 필수의료 패키지 이행을 위해 제시한 10조 원 이상의 필수의료 투자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실은 의대 증원에 반발,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한 데 대해 '환자의 목숨을 볼모로 하는 집단행동'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대화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의료계 측에서 의대 증원 규모 조율 등을 요구하며 대화하자고 한 데 대해 "도저히 대화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걸면서 그것이 관철돼야만 대화에 임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대화에 임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앞서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24일 성명서에서 "신속히 필수의료 개선과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의료인력 추계를 결정하는 협의체를 새로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한 바 있다.

이 같은 성명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화가 열려 있는데, '정원에 대해 포기 안 하면 난 대화에 안 나와' 이렇게 되면 저희도 좀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나"고 했다. 이어 "의협 등과 얘기하면서도 계속 의사들이 원하는 정원이 어느 정도인지를 말해 달라고 했을 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는 말도 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지금 현재 국민을 볼모로 하는 것은 바로 복귀를 해야 한다. 그것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가 없는 것이고, 법에 따라 엄정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2월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4대 패키지'에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 특별위원회 구성을 포함한 게 "대화의 문을 넣어둔 것"이라고 설명한 이 관계자는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국민을 볼모로 하는 부분은 안 되고 빨리 복귀하고, 대화는 항상 열려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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