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의원 "4대강 정비, 대운하 전단계 졸속사업"

입력 2009-06-0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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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공감대 속에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하라

참여정부시절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 장관을 역임했던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9일 "4대강 살리기사업은 대운하의 전단계 사업으로 강을 죽이고,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졸속사업"이라며 "천문학적인 재원과 국토의 대변화를 가져올 이 사업을 국민적인 공감대 속에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는 지난 8일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는 향후 물 부족과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가뭄에 대비하고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2012년까지 22조2000억원을 투입해 하도준설(5.7억㎥), 보설치(낙동강 8, 한강 3, 금강 3, 영산강 2개소), 생태하천조성, 제방보강(377㎞), 댐·홍수조절지건설, 수질개선 등울 통해 수자원 총 13억 ㎥를 확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용섭 의원은 "홍수피해를 예방하고, 앞으로 닥쳐올 물부족에 대비하자는 취지에는 동의하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이러한 취지에서 벗어난 것으로써,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지적했다.

우선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마스터플랜을 보면,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운하사업의 전단계사업이라는 주장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당초 발표했던 2.2억 ㎥보다 훨씬 많은 5.7억 ㎥의 하도를 준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의원은 준설량 증가가 배가 다닐 수 있는 운하수로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 설치에 있어서도 4개에서 16개로 늘렸을 뿐만 아니라 당초 검토되었던 고정보에 가동보를 추가함에 따라 이를 조금만 변경하면 대운하를 위한 갑문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 의원은 수질개선의 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수질오염과 생태계를 파괴시켜 강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계획에서 수질개선을 위해 투입되는 재원은 5천억원으로 전체 사업비 22.2조원의 2.3%에 불과하다는 것.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수량을 늘려 수질오염을 개선하는 과거 희석식방식으로서, 이보다는 오염의 주범인 도시에서 나오는 오수를 정화하는 하수종말처리시설을 확충하는 등 오염원을 관리하는 방안이 상책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보고서에도 보를 설치하면 오히려 물흐름이 느려져서 수질이 악화됨에도, 정부는 보 설치를 당초 4개에서 16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것이라고 이 의원은 전망했다.

정부가 지난 5월 27일 ‘한시적 규제완화’를 발표하면서 4대강 주변의 규제를 완화했다.

대표적으로 '국가하천이나 지방1급하천 경계에서 100미터 이내'에 휴게음식점을 짓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것을 “도시계획조례로 정하는 지방1급하천에서 100미터 이내”로 완화하였다. 정부의 규제완화와 병행하여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강 주변의 개발을 부추겨 부동산 투기를 야기할 소지가 크다는 게 이 의원 주장이다.

178㎢ (여의도의 약 54배)에 이르는 면적에 보상이 이루어지면, 보상금액이 현재 800조가 넘는 단기유동자금과 결합하여 부동산 투기재원으로 사용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부동산 가격급등과 투기가 우려된다는 경고다.

또한 이 의원은 정부가 지난해 12월 4대강 살리기사업 구상을 처음 제시한 후 지역설명회와 관계부처 협의, 공청회 등을 일사천리로 마치고 6개월만에 마스터플랜을 제시하는 등, 임기내 외형적인 성과 달성에만 집착해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엄청난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고, 하천은 한 번 손을 볼 경우 원래 상태로 회복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4대강 정비사업은 외국의 사례 등을 충분히 검토하여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역설이다.

하지만 정부는 임기내 완공을 서두르다 보니 4대강 사업이 강과 생태계에 미칠 환경영향평가도 3개월내에 마치고 경제성을 평가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는 아예 생략한 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재정지출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경기 침체 시에 가장 절실한 보건복지 분야,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는 교육 분야, 일자리 창출 분야 등에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분하여야 함에도 정부는 4대강 정비사업과 같은 SOC 예산만 늘리고 있는데 이는 중산서민을 저버리고, 사회안전망을 등한시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특히 2010~12년 동안 4대강 정비사업으로 3년 동안 연평균 약 7조원의 국가재원이 투입돼야만 하는 실적이라는 것.

이 의원은 올해 국가채무 366조원(GDP 대비 비율 35.6%)에 이르고, 재정적자가 GDP 대비 5.1%에 달하는데, 22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재원을 어디서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에 대한 재원대책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국채로 조달할 경우 재정위기를 가속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 면에서도 예산 투입을 4대강 정비사업 보다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 지출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10억원으로 건설 토목에 투자하면, 16.6명 일자리가 만들어지지만 보육과 같은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24.6명이 창출된다는 설명이다.

4대강 정비사업 일자리는 일용직, 외국인 일자리이고, 기계 일자리이다. 사회적 일자리는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청장년과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라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대형 국책사업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면밀하게 사업계획을 세우고 소요비용과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민의 총의를 모아 추진해야 한다"며 "정부가 임기내 업적남기기에 치중해 독선과 아집으로 4대강 정비사업을 추진할 경우 환경훼손과 국토파괴라는 커다란 짐을 후대에게 짊어지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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