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불매운동으로 떨고 있는 제약업계

입력 2009-06-09 14:45 수정 2009-06-0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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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 편중광고로 시민단체 불매운동 선언 하루만에 굴복

제약업계가 최근 일부 시민단체가 특정언론에 편중광고를 하는 기업들의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밝히면서 자사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해 하고 있다.

지난 8일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주관으로 '민생민주국민회의'. ‘민주언론연대’ 등 600여개 시민사회단체(이하 시민단체)는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 건물 앞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중앙·동아'일보 광고업체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포한 가운데 중견 제약업체인 광동제약을 ‘불매운동 1호 기업’으로 선포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선언문을 통해 “전화·팩스로 조·중·동 광고 철회를 호소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조·중·동에만 주로 광고를 내는 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발표한 불매운동 대상 제품은 ▲비타500 ▲옥수수 수염차 ▲광동 쌍화탕 ▲광동탕 ▲거북표 우황청심환 ▲광동 경옥고 등 광동제약 매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주요품목들이었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선정이유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5월까지 종합일간지 중 조선일보에 가장 많은 광고를 냈고 특히 지면에 게재된 광고 면적을 비교했을 때 조선일보에 실린 광고가 ‘한겨레신문’에 비해 11.8배 많았다는 것.

이에 따라 시민단체는 광동제약이 조선일보 광고를 중단하거나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비슷한 규모로 광고를 집행할 때까지 온·오프라인 제품불매 서명운동, 제품과 기업에 대한 불만사항 접수, 제품 원재료명 분석과 제품 내 유해성분 판별, 불매 대상 기업에 대한 1인 시위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에서 불매운동을 전방위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심상치 않은 조짐이 감지되자 광동제약측은 하루만에 특정 언론사에 편중하지 않고 동등하게 광고 집행을 해 나가겠다고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주었고 시민단체도 불매운동을 중단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문제는 시민단체 등이 다른 대상 업체를 찾을 것이라고 밝힌 대목이다. 이를 두고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마녀사냥이 시작됐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제약사들은 대기업에 비해 광고비용 지출이 상대적으로 제한돼 있어 그나마 노출이 가장 많이 되는 일부 언론 위주로 광고를 편성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시민단체가 또 다시 광고비용 편중에 대해 조사에 나설 경우 또 다른 제약사가 그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지 특정 언론에 광고가 많다는 이유로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인터넷 여론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시민단체의 불매운동이 본격화 될 경우 실제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예의주시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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