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하나 울어야하나…애플카 포기에 쓴 웃음 짓는 자동차 제조사들

입력 2024-02-2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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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적 경쟁자 철수에 안도의 한숨
암울한 시장 상황 반영한다는 분석도
머스크 반응은 ‘경례·담배’ 이모티콘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테슬라 충전소가 보인다. 솔트레이크시티(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테슬라 충전소가 보인다. 솔트레이크시티(미국)/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 종료 소식에 자동차 제조사들이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빅테크 기업이 경쟁자로 뛰어드는 상황은 면했지만,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부터 철수를 결정한 것은 시장 상황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10년간 공들였던 전기차 개발을 단념하기로 했으며,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직원 대다수를 인공지능(AI) 부서에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명 ‘애플카’로 불렸던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계획을 단념하는 대신, 중요성이 커진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에 경영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테슬라와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위협적인 경쟁자가 하나 줄었다는 소식에 우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걱정해야 할 경쟁자가 610억 달러(약 81조4045억 원) 규모의 현금을 보유한 기술 회사라면 더욱 그렇다.

또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 종료로 시장에 나오게 된 엔지니어 및 기타 인재를 수혈할 기회도 얻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마이크 램지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시장 진출 소식은 초기에 사람들을 겁먹게 했다”며 “그들은 이제 아마 안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애플의 전기차 시장 진출 자진 포기 소식에 전기차 업계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애플의 이러한 결정 이면에는 그만큼 전기차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이 깔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 3년간 연평균 65%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올해에는 9%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가뜩이나 가격 인하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신규 구매자 10%를 두고 쟁탈전을 벌여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이미 매출 부진과 자금난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수요 둔화에 속도 조절에 나섰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그룹은 2030년까지 전기차만 팔겠다던 목표를 수정했다. 포드는 투자 계획을 축소했고, GM은 미국 디트로이트 외곽에 전기 픽업 공장을 세우려던 계획을 늦췄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애플의 전기차 개발 포기 소식에 대해 경례 이모티콘과 담배 이모티콘을 게시했다. 별다른 설명은 없었지만, 안도의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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