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저커버그 만나…AI·XR 등 한국 기업과 협력 강화 논의

입력 2024-02-2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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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의존 문제 거론…저커버그 '삼성 협력' 언급도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비공개 접견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비공개 접견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만남에서 '인공지능(AI)·혼합 현실(XR)' 등에 대한 한국기업과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 의존 문제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10년 만에 한국에 방문한 저커버그 CEO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접견했다. 약 30분간 대화에서 윤 대통령과 저커버그 CEO는 '열린 인공지능(AI) 디지털 생태계 조성 비전'과 '메타와 한국 기업 간 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사회 구현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메타의 적극적인 역할 등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접견에서 윤 대통령은 "최근 AI 기술이 데이터 센터,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AI 경쟁이 본격화되고 특히 글로벌 빅테크 중심으로 AI 반도체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AI 시스템에 필수적인 메모리에서 한국 기업이 세계 1, 2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과 메타 간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

이 과정에서 한미 양국 정부 간 '긴밀한 공급망 협력 체계'가 구축된 점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 세계 소비자로부터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는 스마트 가전,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카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대한민국이야말로 메타의 AI가 적용될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메타가 2021년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할 만큼 '메타버스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윤 대통령은 "한국이 시공간 제약을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먹거리인 메타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며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구·개발(R&D) 인재 양성 등 메타와의 협력을 희망했다.

XR 헤드셋 분야에서 메타가 하드웨어에 강점이 있는 한국 기업과 협력하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그러면서 "메타가 상상하고 설계하는 것을 한국 산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 같은 윤 대통령 발언에 "삼성이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 지정학적 상황에서 대만 TSMC 의존도가 높은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발언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은 "삼성전자 AI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부분에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서울 인근 투자와 관련해서도, 이미 삼성전자가 투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산업화가 진행되는 국가로서 세계적인 제조업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전했다. 저커버그 CEO도 한국 기업의 정밀 제조 역량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접견에서는 AI를 이용한 가짜뉴스, 허위 선동 조작 등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윤 대통령은 "최근 늘어나는 AI를 이용한 가짜뉴스와 허위 선동 조작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 뒤 "올해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선거가 있는 만큼 메타와 같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가짜뉴스와 각종 기만 행위들을 신속하게 모니터링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메타의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에 대해 동의한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빅테크와 각국 정부들이 함께 연대해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 CEO도 "메타는 선거에 대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가 "워터마크나 레이블을 통해 영상이 AI 등에 의해 생성된 것인지 관련 정보를 제공,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포함해 다른 나라 정부와 가짜 영상·정부 유포 제어 차원의 광범위한 협업 필요성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도 이와 관련 지난해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연설에서 '페이크 뉴스와 같은 부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논의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다양한 국가에서 선거가 이뤄지는 시즌이기 때문에 AI를 이요한 또는 다른 형태의 가짜 영상으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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