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구호트럭 몰려든 가자주민에 발포…국제사회 "강력 규탄"

입력 2024-03-0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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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폭격을 피해 무와시 지역으로 피란한 가자지구 주민들이 지난해 12월 28일 임시 텐트 밖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팔레스타인(가자지구)/A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폭격을 피해 무와시 지역으로 피란한 가자지구 주민들이 지난해 12월 28일 임시 텐트 밖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팔레스타인(가자지구)/A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구호트럭에 몰려든 민간인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해 최소 100명 넘게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자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가자지구 최대도시인 가자시티 서쪽 나부시 교차로에서 29일(현지시간) 굶주린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명이 구호품을 실은 트럭 행렬을 가로막는 상황이 벌어졌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기다리는 주민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최소 112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구호품을 기다리는 주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추악한 학살을 규탄한다"고 했다. 하마스도 성명을 내고 "지도부가 실행중인 협상은 우리 주민의 희생을 대가로 삼지 않는다"며 "협상 실패의 책임은 이스라엘이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측은 구호품 수송 트럭 30대가 가자지구 북부에 들어서자마자 차에 실린 물자를 꺼내려는 주민 수천명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일대 혼란이 빚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밀려 쓰러진 주민 수십명이 밟혀 사망했고 혼란에 빠진 운전사 일부가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트럭에 치여 숨진 주민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우리는 도움을 구하는 이들에게 총격을 가하지 않았다"며 경고사격에도 물러서지 않거나 위협적 행동을 한 주민에게만 직접적인 사격이 가해졌다고 주장했다.

최근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민간인이 숨진 이번 참사에 국제사회는 일제히 규탄 목소리를 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을 규탄하면서 "절박한 처지에 놓인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은 시급한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나부시 교차로에서 구호 트럭을 기다리던 이들에게 추악한 학살을 저질렀다"고 비난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요르단 등 주변 아랍 국가들도 일제히 규탄 성명을 냈다.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외교부는 구호품을 기다리는 주민에게 총격을 가한 건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라는 성명을 냈고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졌다는 글을 올렸다.

이스라엘 맹방인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휴전 협상을 중재해 온 이집트, 카타르 정상과 이 '비극적이고 걱정스러운 사건'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옥스팜 등 국제구호기구들도 이스라엘 비난 대열에 동참한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9일 오후 비공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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