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열된 동물용 의약품 주사…대법 “약사법 위반 아냐”

입력 2024-03-01 15:0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유효기한 지난 주사제 쓴 수의사에 ‘무죄’ 확정

大法 “진료 목적 인정…판매 아냐”
현행법상 ‘판매 목적’ 있어야 처벌

‘진료만 하는 동물병원’ 내 진열하던 동물용 의약품을 비용을 받고 주사했더라도 판매로 볼 수 없어 약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특히 유효기한이 지난 주사제를 동물에 주사했지만, 대법원은 이 수의사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현행법상 ‘판매 목적’이 있어야 처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 서울 시내에 위치한 동물병원 모습. (뉴시스)
▲ 서울 시내에 위치한 동물병원 모습. (뉴시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수의사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A 씨는 2021년 10월 유효기간이 5개월가량 지난 동물용 주사제를 병원 내에 보관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주사제를 동물에 주사하고 돈을 받기도 했다.

검찰은 A 씨에게 약사법 위반죄를 적용했다. 약사법은 동물용 의약품을 판매하는 동물병원이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을 판매 목적으로 저장‧진열하는 것을 금지한다.

재판에서는 진료만 하는 동물병원 개설자가 진료에 쓸 목적으로 의약품을 보관했을 때 이를 ‘판매 목적으로 저장‧진열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 법원은 A 씨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죄질이 가벼운 점을 고려해 벌금 5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당시 재판부는 수의사가 진료 과정에서 주사제를 직접 투약하고 돈을 받는 경우도 의약품 판매에 포함된다고 봤다.

그러나 2심은 “진료 행위에 사용할 목적으로 유효기한이 경과한 주사제를 동물병원 내 조제 공간에 저장‧진열한 행위를 약사법이 정한 ‘판매를 목적으로 유효기간이 경과한 동물용 의약품을 저장‧진열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을 뒤집었다.

현행법은 진료만 하는 동물병원과 진료와 의약품 판매를 둘 다 하는 동물병원을 구분해 규율하고 있으므로 주사제를 진료에 사용하는 것을 판매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고, 진료만 하는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A 씨에게 판매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검사가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약사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내일부터 암, 2대 주요치료비 보험 판매 중지된다
  • "아이 계정 삭제됐어요"…인스타그램의 강력 규제,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이슈크래커]
  • 근무시간에 유튜브 보고 은행가고…직장인 10명 중 6명 '조용한 휴가' 경험 [데이터클립]
  • 김장철 배춧값 10개월 만에 2000원대로 '뚝'
  • 단독 LG 생성형 AI ‘엑사원’에 리벨리온 칩 ‘아톰’ 적용되나…최적화 협업 진행
  • [인터뷰] 조시 팬턴 슈로더 매니저 “K-채권개미, 장기 투자로 美은행·통신·에너지 채권 주목”
  • 트럼프 당선 후 가장 많이 오른 이 업종…지금 들어가도 될까
  • 이혼 조정 끝…지연ㆍ황재균, 부부에서 남남으로
  • 오늘의 상승종목

  • 11.2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031,000
    • +3.23%
    • 이더리움
    • 4,674,000
    • +7.82%
    • 비트코인 캐시
    • 676,500
    • +9.38%
    • 리플
    • 1,627
    • +5.72%
    • 솔라나
    • 359,300
    • +9.01%
    • 에이다
    • 1,112
    • -1.24%
    • 이오스
    • 912
    • +4.35%
    • 트론
    • 279
    • +1.45%
    • 스텔라루멘
    • 341
    • -2.29%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000
    • -2.16%
    • 체인링크
    • 20,870
    • +3.06%
    • 샌드박스
    • 480
    • +2.1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