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책으로 남긴 범죄 회복 과정…"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

입력 2024-03-0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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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진주 씨가 집필한 책. (사진제공=얼룩소)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진주 씨가 집필한 책. (사진제공=얼룩소)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자신에게 가해진 범죄 피해와 2년여간의 회복을 담은 책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를 발간했다. 필명은 김진주다.

2일 김씨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범죄 피해자가 겪는 어려움과 사법 과정에서 불합리함 등을 알게 됐고 이후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라며 “진주는 조개가 체내의 이물질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질 덩어리인데, 이 과정이 스스로를 지켜내려는 제 상황과 너무 비슷했다”라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김씨는 다리가 마비되는 고통을 겪었다. 그리고 다시 마비가 풀린 시기는 6월. 김씨는 6월의 탄생석인 진주를 자신의 필명으로 선택했다.

김 씨는 “과거의 기억이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아 있어 책을 쓰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라며 “내가 느꼈던 감정과 시간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씨는 2022년 5월 22일 해당 사건이 발생한 후 벌어진 일련의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범죄 피해자로서 겪은 후유증과 수사 과정에서 느낀 소외감, 언론에 공론화하던 순간들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 모든 것을 글로 작성하기까지 약 한 달가량의 시간이 걸렸다.

또한 김씨는 해당 책의 마지막에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에게 쓴 ‘회복 편지’도 넣었다.

김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해자는 나를 보복하겠다고 대놓고 이야기하고 다녔다”라며 “그런데도 나는 더 이상 당신이 무섭지 않고, 당신과 달리 비겁하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연합뉴스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연합뉴스

이어 “누구나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피해자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 범죄별 피해 대응책과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싶다”라며 “더 이상 피해자가 언론을 찾지 않고, 사법 체계에서 소외당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김씨는 앞으로도 다른 범죄 피해자를 만나 조언하고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는 등 이들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 사건 가해자는 2022년 5월 22일 오전 5시께 부산 부산진구에서 귀가하던 피해자를 10여분간 쫓아간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폭행해 살해하려 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로 기소됐다. 이후 대법원에서 20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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