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갑자기 눈을 잘 뜨지 못하거나 자주 깜빡이고 눈물의 양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각막궤양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각막궤양은 백내장, 녹내장과 함께 강아지의 3대 안과 질환으로 꼽힌다.
각막궤양은 각막의 상피나 기질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상태를 말한다. 각막 표면은 매우 얇아서 손상되기 쉬우며 상처의 깊이에 따라 때로는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각막궤양은 시추·페키니즈·치와와·퍼그처럼 안구가 돌출된 품종에 자주 발생한다. 단두종 강아지는 안구의 신경이 둔감하고 통증 표현을 잘 안 하는 경우가 있어서 각막궤양이 방치되기 쉽다. 또한, 눈이 커서 눈물이 안구 전체에 고르게 분포하지 못하고 쉽게 마를 수 있어서 각막궤양이 취약하다.
정영석 샤인아이안과동물병원 원장은 “강아지의 각막궤양은 외부적 요인에서 유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산책하거나 목욕을 하는 경우 강아지의 눈에 자극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산책을 자제하고 목욕을 하는 경우 얼굴부위를 씻길 때는 샴푸나 비눗물이 들어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막궤양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이물질이 눈에 들어간 경우 △다른 강아지와 놀다 발톱이나 이빨에 긁힌 경우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안구건조증, 쿠싱병, 당뇨병과 같은 질환으로 인해 합병증이 생긴 경우 등이다.
각막궤양이 생긴 강아지의 안구를 살펴보면 동공이 탁하게 보이거나 심하게 충혈돼 있을 수 있다. 행동적으로는 앞발로 눈이나 얼굴을 자주 비비며, 식욕과 활동성이 떨어지고 심각한 경우 시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정영석 원장은 “각막궤양이 생기면 눈이 가렵거나 통증이 생기기 때문에 자꾸 앞발을 사용해 눈을 비비거나 혹은 이불이나 바닥에 얼굴을 대고 비비기 마련”이라며 “반려견과 생활하다 강아지의 이상행동을 발견했을 때는 강아지의 동공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우선 넥카라를 씌워 강아지가 더이상 눈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막 상처의 깊이가 얕은 표재성각막궤양의 경우 동물병원에서 안약을 처방받고 조치하면 자연스레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각막 손상이 심한 심층성각막궤양이라면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전문적인 안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약 각막 손상이 심하고 궤양의 깊이가 깊은 경우 결막이식수술이나 각결막이동술, 그리고 각막 자기이식수술 등과 같은 외과수술을 진행할 수도 있다.
정 원장은 “각막궤양을 치료하고 있는 동안에는 눈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산책이나 목욕은 자제하고 처방받은 안약을 횟수와 시간, 용량에 맞춰 넣어주는 것이 좋다”면서 “수의사와 상의 없이 임의로 안약의 종류를 바꾸거나 투약을 중단했을 경우 증상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보호자의 임의적인 판단으로 안약 투여를 마음대로 중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