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국내 증시는 장 초반 1400선 안착을 시도하는 듯 했으나 외국인들의 대규모 선물 매도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큰 폭으로 하락하고 말았다.
전반적으로 펀더멘탈 상의 큰 변화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각종 경제 지표들이 호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금주 쿼드러플 위칭데이까지 예정돼 있어 수급상황 역시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시장 자체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도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을 찾기 전까지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증시 전문가들은 의연한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섣부른 추격 매수보다는 주가 조정시 모멘텀이 있는 종목들에 대해 단기적인 대응을 권고하고 있다.
삼성증권 소장호 연구원은 10일 "전략적으로는 철저하게 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트레이딩 관점에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추가적인 조정이 나타난다면 기술적으로는 지수 60일선과 지난해 8월 이후 매물대 집중 구간의 하단 밴드가 만나는 1340선 전후에서 지지력을 확인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큰 폭의 가격 조정을 동반한 지수 조정보다는 박스권 밴드 하단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나타나는 기간 조정 양상의 조정이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소 연구원은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인식되던 1400선에서의 치열한 공방 끝에 조정 압력이 매수세를 압도하는 상황이 연출됐고 시장을 지지할 수 있는 모멘텀이 없다"며 "선물 시장에서 다소 경계의 시각을 내비치고 있는 외국인의 매매 등은 쿼드러플 위칭데이라는 이벤트를 앞두고 투자 심리를 추가적으로 위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유가를 비롯한 상품 가격의 반등세 지속으로 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는 에너지, 소재 섹터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2분기부터 이익 모멘텀이 크게 부각될 수 있는 IT 섹터에 대해 주가가 조정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3월 이후 이어진 상승세에 의해 지수가 1400선 대에 도달한 이후 상승에 대한 부담감을 이길 만한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이 약화된 상황이다"며 "또, 주 중 쿼드러플 위칭데이까지 예정되어 있어 투자심리가 충분히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거래대금 감소나 차익거래 영향력 증가를 통해서도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이러한 답답한 흐름이 조금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만기일을 기점으로 주요 경제 지표들의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만기일 불확실성의 해소 이후 방향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금주에는 주로 소비와 관련된 지표들이 주로 발표되는데 현지 시간으로 11일 미국의 소매 판매가 발표될 예정이며, 이튿날인 12일에는 미시건대 소비자 심리 지수가 발표된다"며 "또 같은 날 중국의 소매판매지수도 발표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각 경제 지표들의 컨센서스는 모두 개선되는 방향으로 형성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소매 판매 지수의 개선은 국내 수출 증가율의 반등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어 경기 회복 기대감이라는 상승 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