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엔비디아, 제2의 테슬라 되나…급격한 상승세에 경계론 대두

입력 2024-03-04 14:14 수정 2024-03-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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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한때 ‘차세대 애플’ 칭호
주가 2021년 정점 찍고 50% 이상 하락
“투자자들, 엔비디아 주식 AI 미래에 대한 베팅 간주
테슬라 사례 보고 냉정 찾아야”
시스코 주가, 24년 전 닷컴시대 고점 여전히 회복 못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연일 고공 행진하면서 급격한 상승세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시장이 전기차에서 AI로 전환되면서 엔비디아가 테슬라의 후계자가 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엔비디아가 테슬라처럼 주가 급등기를 지난 뒤 큰 폭의 하락장을 맞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는 투자자들을 매료시켰고, 뉴욕증시 벤치마크 S&P500지수를 최고치까지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며 “기술적 혁신의 꿈을 바탕으로 주가가 급등했으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던 다른 기업 테슬라를 떠올리게 한다”고 짚었다.

테슬라는 전기차가 세계 시장을 석권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주가가 크게 올랐고, 일부 애널리스트로부터는 ‘차세대 애플’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시절은 이제 지나갔다. 테슬라 주가는 2021년 정점 대비 50% 이상 하락했다. 동반 상승했던 다른 전기차 종목들도 과거와 같은 기세는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블룸버그는 “이 모든 것은 엔비디아 주식을 AI 미래에 대한 무한한 베팅으로 바라보는 투자자들에게 냉정함을 찾도록 촉구하는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덤 사르한 50파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이 최신 기술 혁신에 대한 아이디어에 매료돼 논리가 뒤로 밀리는 상황을 여러 번 목격했다”며 “감정이 지배하면 한계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한때 1조2000억 달러(약 1600조 원)를 훌쩍 넘어섰다. 광범위하고 급속한 전기차 보급에 따라 테슬라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결과였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는 둔화했다. 유행에 민감하고 빨리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이미 전기차를 구매했다. 가격에 민감하고 변화를 싫어하는 소비층이 새로운 기술로 갈아타는 데에는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사미르 바신 밸류포인트캐피털 대표는 “테슬라는 자율주행차, 사이버트럭 등 많은 잠재력이 있음에도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시장점유율과 마진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모델에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에서 막강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경쟁사들이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AMD는 최근 가속기 제품군을 출시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고객사도 자체 칩 개발에 뛰어들었다.

블룸버그는 “전기차나 AI의 파괴적인 힘을 무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투자자들이 달성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미래의 성장에 대해 돈을 내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닷컴 시대 사랑받은 시스코시스템즈는 여전히 성공한 회사이지만, 주가 정점 때 주식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24년이 지난 지금도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콜 윌콕스 롱보드애셋매니지먼트 CEO는 “거품은 그 기본 아이디어가 현실이기 때문에 존재한다”며 “하지만 일반적인 거시적 흐름이 현실이라고 해서 모든 벤처가 좋은 투자가 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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