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산하기관장 줄줄이 공석인데…후임 안갯속

입력 2024-03-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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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산하기관장 줄줄이 중도 퇴임…기보ㆍ신보 등 기관장도 곧 임기 만료
올해 임명해야 할 산하기관장만 5명…옴부즈만 더하면 6명 필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올해 후임인선에 나서야 할 산하기관 및 관련 기관 수장이 6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나 인선작업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임기 만료 전 사의표명으로 수장 공백 상태가 앞당겨지면서 리더십 부재와 업무공백이 발생해 중기부의 핵심 정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유웅환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취임 1년 2개월 만에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지만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후임 인선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구성되지 않고 있다. 당초 임기는 2025년 9월까지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 등은 나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차관급 독립기관인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지난해 8월 말 박주봉 전 옴부즈만이 임기 만료를 약 6개월 앞두고 도중 퇴임했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중소기업의 불편한 규제와 애로를 발굴해 개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의 경우 지난해 차기 인물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지만 추천 단계 전에 새 장관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인선작업이 중단됐다. 옴부즈만은 중기부 장관이 각계 추천을 바탕으로 적합한 인물을 추천하고, 규제개혁위원회가 이를 논의해 국무총리가 위촉한다. 인선작업이 무산되면서 현재 옴부즈만은 현재까지 6개월 넘게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사의 표명은 올해 들어서도 이어졌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중기연)의 오동윤 원장은 올해 1월 사의를 표명했고, 창업진흥원(창진원)의 김용문 원장도 물러서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두 기관장 모두 올해 5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두 기관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산하기관 중 기관장이 없는 곳은 3개로 늘었다. 옴부즈만까지 더하면 4개 기관이 조직을 이끌 수장이 없는 상태다.

한벤투, 창진원, 중기연은 모두 관계부처와 호흡을 맞춰 중소기업, 벤처 정책을 실행하는 핵심 기관들이다. 한벤투는 모태펀드 운용을 책임지고 있고, 중기연은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정책 연구를 맡는다. 창진원은 창업지원 전담 기관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임추위가 속도감 있게 구성되지 않아 기관장 공백이 장기화하면 중요한 의사 결정 지연으로 사업 추진과 실행이나 방향성을 찾는 데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옴부즈만 역시 업무는 정상적으로 이어나가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애로를 발굴해 이를 정부부처에 전달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무게감 있게 실행해 나가긴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상 공공기관은 기관장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임추위를 구성한다. 공개모집 여부, 후보자에 대한 검토, 면접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한 뒤 3배~5배수로 장관에게 후보자를 추천한다. 이 과정이 약 2~3개월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수개월간 더 리더십 부재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중기부 산하기관의 늑장인사는 지난해에도 발생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경우 이재홍 전 원장의 임기가 2월 말에 끝났는데도 새 신임 원장에 대한 인선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해 6개월이나 직무를 수행했다. 중기부 산하 최대 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역시 김학도 전 이사장의 임기가 5월 마무리됐음에도 3개월 넘게 직무를 이어갔다. 두 기관 모두 같은 해 9월에야 새 기관장이 임명됐다.

여기다 올해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장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미 4개 기관 인선 작업이 늦어지고 있어 임기 만료를 앞둔 2개 기관 역시 늑장 인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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