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불 붙은 일본증시 닛케이지수, 4만선도 뚫었다

장중·종가 기준 모두 사상 첫 4만선 돌파
미국발 훈풍에 반도체주 상승 견인
기시다 총리 “경제 변화에 대한 긍정적 평가”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앞에서 4일 닛케이225지수가 4만 선을 돌파한 것이 표시된 전광판을 행인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도쿄/EPA연합뉴스

일본 증시 닛케이225지수가 주요 심리적 저항선으로 꼽히는 4만 선을 처음으로 돌파하는 등 새 이정표를 썼다.

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8.41포인트(0.5%) 상승한 4만109.23에 마감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개장하자마자 4만 선을 뚫었으며, 오전 한때는 400포인트 이상 올라 4만314.64까지 치솟기도 했다. 오후 들어 상승 폭을 줄이기는 했으나 종가 역시 4만 대에 안착했다. 닛케이지수가 장중·종가 기준으로 모두 4만 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증시는 올해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보이며 고공 행진 하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거품 경제 시절인 1989년 세웠던 장중·종가 최고가를 34년 만에 모두 갈아치웠다. 이후 1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3만9910)를 다시 쓴 데 이어 이날 신고점을 다시 쓴 것이다.

이날은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던 흐름을 이어받아 반도체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앞서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1일(현지시간)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고, 반도체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주지수(SOX)도 4% 넘게 뛰었다. 이에 이날 일본 증시에서도 반도체 제조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밴테스트 등이 상승장을 이끌었다. 도쿄일렉트론 주가가 2.4%, 어드밴테스트는 3.7% 각각 급등했다.

SMBC신탁은행의 야마구치 마사히로 수석 시장 분석가는 이러한 상승세에 대해 미국과 일본의 건전한 경제 상황과 기업 실적을 언급하면서 “이것은 근거 없는 열광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닛케이225지수 추이. 4일 종가 4만109.23. 출처 마켓워치

증시가 크게 오른 만큼 이익 확정 매물이 나오기도 했지만 대세를 거스를 순 없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의 프라임 시장에서 이날 가격 하락 종목 수는 전체의 약 70%에 달했지만,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지킨 것이다. 아베 켄지 다이와증권 수석 전략가는 “4만 선을 기점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간헐적으로 나왔지만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본 정부도 자국 증시 기록 행진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 위원회에서 닛케이지수 4만선 돌파에 대해 소감을 묻는 말에 “일본 경제 변화의 발걸음에 대해 시장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이러한 움직임을 정착시키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구조적 임금인상을 포함한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가계 자산이 저축에서 투자로 전환돼 기업이 그 자금을 성장과 투자에 활용하고, 그 혜택이 가계에 다시 자산소득 증가라는 형태로 돌아가 더 많은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는 선순환을 구축하고 싶다”며 “주가 수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이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