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 트럼프 대선 출마 자격 유지…재선 도전 탄력

입력 2024-03-05 10:51 수정 2024-03-0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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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주 대법원 출마 자격 박탈 관련
“특정 주가 박탈 못 한다”에 만장일치 의견
슈퍼 화요일 하루 앞두고 판결
“2000년 부시 vs. 고어 판결 이후 대선 전 최대 판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그린스보로(미국)/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그린스보로(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통령선거 출마 자격을 유지하면서 트럼프의 재선 도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투표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하고 이같이 판결했다.

앞서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의사당 폭동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대선에 출마할 자격을 잃었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수정헌법 14조 3항에 적힌 내란 조항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주 정부는 헌법에 따라 연방 공직, 특히 대통령직과 관련해 14조 3항을 시행할 권한이 없다”며 “해당 조항을 집행할 수 있는 것은 주가 아닌 의회”라고 지적했다.

다만 대법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분분했다. 이들 모두 특정 주가 트럼프의 출마 자격을 제한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진보 성향의 대법관들은 대법원이 필요 이상으로 헌법 조항을 추론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의회가 먼저 시행하지 않으면 내란 조항이 발동되지 않는다는 점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븐 블라데크 텍사스대 법학과 교수는 “이번 판결에서 얻은 진짜 교훈은 법원이 우리 자신으로부터 우리를 구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반민주적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게 하는 확실한 방법은 그를 투표함에서 이겨내는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판결 후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가 중요하든 상위권에 있든 간에 누군가를 레이스에서 뺄 수는 없는 것”이라며 “유권자들이 그렇게 할 수는 있어도 법원이 그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판결은 주요 주들의 경선이 몰려 있는 ‘슈퍼 화요일’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사법 리스크가 일부 해소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경선 내 유일한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를 크게 앞서고 있는 그는 슈퍼 화요일에서도 압승한다면 조만간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힐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판결이 2000년 ‘부시 대 고어’ 사건 이후 대법원이 대선 전 내린 가장 큰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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