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형마트도 일요일 문 연다…16개 구군 의무휴업 평일 전환

입력 2024-03-07 14:40 수정 2024-03-0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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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장관·부산시장, '대‧중소 유통 상생협력 간담회' 개최
5~7월 순차 전환…"전국 확산 기대"
"중소유통업체 상생과 마트 근로자 복리후생 증진 노력"

▲서초구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전환된 가운데 1월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서초구는 다른 서울 자치구와 마찬가지로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이었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행정절차를 마친 뒤 이날부터 둘째·넷째 수요일로 변경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초구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전환된 가운데 1월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서초구는 다른 서울 자치구와 마찬가지로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이었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행정절차를 마친 뒤 이날부터 둘째·넷째 수요일로 변경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5월부터 부산 지역 대형마트도 일요일에 문을 연다. 이에 맞벌이 부부와 1인 청년 가구의 생활 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것은 물론, 침체된 부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무휴업 평일 전환에 따른 소상공인의 피해와 마트 근로자에 대한 휴식권 침해 우려에 대해서는 협력 방안 마련과 복리후생 증진을 통해 대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일 부산시청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대‧중소 유통 상생협력 간담회'를 열고, 부산지역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추진계획과 대‧중소 유통 상생협력, 마트 근로자 복지향상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계획 중인 16개 기초지자체의 구청장, 군수 등과 유통업계 부산시장상인연합회장, 부산동부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한국체인스토어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부산시는 지난달부터 16개 구‧군의 의견을 수렴, 이날 간담회를 통해 전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환 일정은 △동구 △사하구 △강서구 △연제구 △수영구는 5월에 △중구 △서구 △영도구 △부산진구 △동래구 △남구 △북구 △해운대구 △금정구 △사상구 △기장군 등은 7월로 예정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부산지역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은 1월 '생활규제 개선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한 국민불편 해소를 위한 대형마트 영업규제 합리화 정책 성과의 일환"이라며 "서울시 서초구, 동대문구에 이어 주민불편을 꼼꼼히 살피는 기초지자체장의 의무휴업 평일 전환 움직임은 전국적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설 연휴를 앞둔 1월 26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소비자가 성수품을 구매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설 연휴를 앞둔 1월 26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소비자가 성수품을 구매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으로 소상공인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앞서 제도를 시행한 지역의 사례를 보면 지역 상권과 소비자가 모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시작한 대구시의 경우 제도 시행 6개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주요 소매업종 및 음식점 매출이 증가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일요일 대형마트 영업으로 소비자의 쇼핑 만족도가 크게 개선됐다.

구체적으로, 슈퍼마켓, 음식점 등 주요 소매업 매출은 지난해 9월 기준 전년 대비 19.8%, 대형마트 및 기업형슈퍼마켓(SSM) 매출은 6.6% 증가했다. 특히 음식점 25.1%, 편의점 23.1% 등은 타 업종에 비해 큰 폭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전통시장 매출 역시 전년보다 매출액이 늘어난 것은 물론, 일·월요일 매출액 증가율은 34.7%로 전체기간 증가율 32.3%보다 2.4% 정도 높게 나타나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전통시장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인식 조사 역시 600명 중 87.5%인 525명이 평일전환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대구시에 이어 올해 1월 28일 서울 서초구, 2월 들어 서울 동대문구까지 잇달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면서 인근 상권도 북적이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우려했던 인근 전통시장 등 위축현상은커녕 되레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매출이 동반 상승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2월 기준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이 폐지된 지역에서 음식점 등 소매업 매출은 18%, 전통시장 매출은 35% 늘었다. 이들 지역의 소비자 만족도는 88%에 달했다. 동반 매출 증가는 대형마트 내방객들이 인근 식당이나 전통시장을 찾아 소비하는 낙수 효과로 보인다.

다만 공휴일 의무휴업 폐지에 따른 대형마트의 직접적인 월 매출 증대는 5% 내외로, 아직은 그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업계는 '각인 효과'를 노리고 있다. 대형마트 A사 관계자는 "그동안 일요일 휴무가 각인돼 토요일 매출이 가장 컸다"면서 "서초구만 해도 일요일 영업이 이제 한 달 남짓이라, 여전히 토요일 매출이 주 7일 중 가장 높은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일요일은 정상영업'이란 각인 효과가 생기면 올 하반기에는 토요일 못지 않은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계기로 부산지역 대‧중소 유통 상생협력, 마트 근로자 복지증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체인스토어협회는 중소 유통의 취약한 마케팅과 판로지원을 위해 대형마트 매장 내 중소 유통 대표상품 특설매장 운영, 가격경쟁력 및 상품 다양화를 위한 공동구매 지원, 대형마트 온라인 플랫폼 내 중소 유통 입점 지원 등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마트 근로자에 대해서도 근무시간 조정 및 유휴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공휴일 휴식권을 형평성 있게 보장하고 복리후생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산업부도 ‘중소유통형 풀필먼트센터’를 보급하고, ‘지역맞춤형 상생 생태계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등 중소 유통 경쟁력 강화 지원방안과 의무휴업 평일 전환에 따른 상생협력 이행점검을 위한 ‘유통업계-지자체-정부’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운영 방안을 내놨다.

안 장관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은 맞벌이 부부와 1인 청년 가구의 생활 여건을 크게 개선해 부산지역이 겪는 청년세대 유출에 따른 급속한 고령화 완화에 기여하고, 소비 진작을 통해 침체한 부산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무휴업 평일 전환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데에 큰 반향을 불러올 것"이라며 "국내 유통산업이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중소 상생 및 성장을 가로막던 규제 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온라인 중심의 유통 환경 급변으로 부산시에서도 최근 5년간 6곳의 대형마트가 폐점하는 등 지역 상권의 위기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돼 이제는 대‧중소 유통이 힘을 모아 지역 상권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며 "대‧중소 유통의 상생협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지역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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