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가격 올라가는데”…예치서비스에 묶인 투자자 '남의 잔치'

입력 2024-03-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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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예치 서비스 출금 중단 사태 해결 미궁
서비스 이용 당시 대비 비트코인 2배에서 4배 상승
뚜렷한 자구책도 없어 이용자 피해 금액만 늘어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인 6만9000달러를 넘어서며 가상자산 투자시장이 활황을 띄고 있지만, 가상자산 예치(중개) 서비스에 코인을 맡긴 투자자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출금 중단 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사태 해결은 여전히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2022년 11월 출금 중단을 발표한 고팍스는 고파이라는 가상자산 예치 중개 서비스로 이용자에게 약 5%의 이율을 제공했다. 고파이 자금은 미국 가상자산 운용사 제네시스 캐피탈에 운용을 맡겼다. 지난해 6월 출금 중단을 공지한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는 중개가 아닌 직접 운용으로 고객에게 최대 10% 안팎의 이율 지급을 약속했다. 세 업체 모두 2022년 11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여파로 고객 자금 출금을 중지했다.

이날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고팍스가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 출금 중단을 발표한 2022년 11월 16일 비트코인 가격은 1만6890달러다. 하루인베스트가 출금을 중단한 지난해 6월 13일과 델리오 출금 중단일인 같은 달 14일 비트코인 가격은 각각 2만5564달러, 2만5872달러다.

서비스 제공 업체 입장에서도 날이 갈수록 부채가 불어나는 실정이다. 고팍스는 바이낸스에 고파이 자금 상환을 조건으로 매각을 진행했으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변경신고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 고팍스는 늘어나는 부채를 감당하기 위해 추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고팍스는 지난달 16일 고파이 채권자를 대상으로 채무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요청서를 발송했다.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집회 중인 고파이 채권단 (사진=고파이 채권단)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집회 중인 고파이 채권단 (사진=고파이 채권단)

다만, 고파이 채권단은 고팍스 요구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효리 고파이채권단 대표는 “채권자 전체가 출자 전환에 나서지 않는 이상 부채는 계속 늘 수밖에 없다”며 “회사가 향후 경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선한나래 고파이 채권단 대표는 “여태 고팍스를 믿고 기다렸는데, 갑작스러운 출자 전환 요구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루인베스트 임원진은 구속까지 된 상태다. 구속된 하루인베스트 임원진 3명은 고객 1만6000명으로부터 약 1조1000억 원의 상당의 코인을 예치 받은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임원진의 구속으로 자체적인 회사 자구책 마련도 어렵게 됐다.

델리오는 아직 정확한 피해규모도 밝히지 않았다. 회생 신청인들을 법무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 관계자는 “델리오 측에서 예치 규모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는 상황이라 추정만 가능한 상태”라면서도 “델리오도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규모는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추세 전환한 비트코인은 전날 6만9000달러를 돌파하며 최고가를 고쳐 썼다.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이용자들이 비트코인을 맡긴 당시와 비교했을 때 약 2배에서 4배 넘게 상승한 셈이다. 서비스 이용자들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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