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사익 추구로 주주가치 하락” VS 한미 “미래가치 높일 결단”

입력 2024-03-07 16:25 수정 2024-03-0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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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심문 6일 종결…팽팽한 대립 이어가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왼쪽)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사진제공=코리그룹/ 한미약품)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왼쪽)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사진제공=코리그룹/ 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놓고 이를 반대하는 한미약품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차남과 두 형제의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서로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이달 말 양 측의 표 대결이 예고된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가 열리는 가운데, 임종윤·종훈 형제가 낸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사건의 결론은 이에 앞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사건의 심문을 전날 마무리했다. 2차 심문에서도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형제 측과 통합을 추진한 한미사이언스 측은 각자 팽팽한 주장을 이어갔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코리그룹 회장) 측은 “당사자들 간에 충분히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상속세를 특정 사모펀드와 제약바이오에 문외한인 기업을 끌어들여 해결하려는 게 현재 한미그룹을 둘러싼 분쟁의 실체”라면서 “이번 거래는 일부 대주주의 현금 창출이 주된 목적으로 한미약품 그룹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 등 주주 및 다수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에 반하는 의사결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미사이언스는 “OCI그룹과의 통합은 한미의 정체성과 로열티를 지키면서, 한미의 미래가치를 높여 주주 전체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결단”이라며 “상속세 재원 마련을 하면서도 한미를 지킬 수 있었던 결단”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임 사장 측은 이번 합병이 그대로 진행되면 기존 지주회사였던 한미사이언스가 OCI그룹의 중간 지주회사로 추락하면서 가파른 주주가치 하락을 불러올 것을 우려하며, 이런 상황에서 신약 개발을 자금수혈 논리는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차 심문이 끝난 후 입장문을 통해 임 사장 측은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신약 개발을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어디에, 얼마를 투자 담보하고 어떻게 신약개발을 해 나가고자 하는지 구체적인 사업계획 보고서가 검토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면서 “계열 상장사들의 시가총액만으로도 7조원이 넘는 기업의 경영권이 제약바이오 비전문가 기업에게 넘어가는 사항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4명의 결의만으로 통과됐다”라고 말했다.

한미그룹도 7일 입장문을 내고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이번 통합을 반대하는 여러 이유들을 제시했지만, 정작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경영권을 지키고 한미의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른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라면서 “이번 소송 제기가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점을 스스로 실토한 셈”이라고 반박 수위를 높였다.

한미그룹과 OCI그룹은 올해 1월 12일 각 사 현물 출자와 신주 발행 취득 등을 통해 통합하는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OCI홀딩스가 7703억 원으로 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포함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를 취득하고, 창업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 지분 10.4%를 취득하는 내용이다.

이에 반발한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제기하고, 전격적인 경영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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