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전체 수사 않고 일부만 보고 유죄 판단한 검찰…헌재 “충분히 수사하지 않아”

입력 2024-03-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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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 상징. (이투데이 DB)
▲ 헌법재판소 상징. (이투데이 DB)

댓글 작성자가 쓴 댓글이 특정인을 비방하려는 목적이 없었음에도 그중 ‘일부 표현’만 비방으로 인정하며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결정이 내려졌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헌법재판소는 신모 씨가 청구한 기소유예처분 취소 사건에서 “해당 사건에서 검찰이 청구인에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변호사 시험을 준비 중이던 신 씨는 2016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전직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에 대한 뉴스기사에 “자 비네르 사단의 성적조작 수혜자가…”라는 댓글을 게시했다. 자 비네르의 성적조작과 무관한 손연재는 신 씨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후 신 씨는 이 사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는데 이를 취소해달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자신의 댓글은 선수의 명예를 높이기 위한 것인데, 검찰은 댓글 전문의 내용을 수사하지 않고 일부 표현만 발췌해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했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이 사건을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추가 수사 없이 기소 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후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신 씨는 증거자료로 댓글 전문을 헌재에 제출했다. 내용에 따르면 신 씨는 ‘자 비네르 사단의 성적조작의 수혜자가 손연재라고 치자. 신모 선수도 러시아에 월 3000만 원에 유학갔는데 왜 성적이 그따위냐. 그리고 이번에 러시아동행단에 일본 리모 선수도 있었는데 비네르가 그렇게 전지전능하다면 왜 그 선수 결선진출도 못시켜줬는지.’라고 말했다.

헌재는 “청구인은 고소인이 성적조작의 수혜자가 아님을 주장하면서 고소인을 응원하는 맥락에서 ‘자 비네르 사단의 성적조작의 수혜자가’라는 표현을 일부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청구인에게는 고소인의 명예에 대한 가해의 의사나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어 ‘고소인을 비방할 의사’가 없었다고 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검찰은 댓글의 전문 등에 대해 충분히 수사하지 않고 발췌돼 송치된 일부 표현만을 근거로 ‘고소인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현저한 수사미진 및 중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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