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위기 vs 과도한 우려…韓 진출 앞둔 BYD 두고 엇갈린 전망

입력 2024-03-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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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국내 인력 충원하며 승용 진출 준비
연내 전기차 세단 씰ㆍSUV 아토3 출시 전망
수직계열화ㆍ규모의 경제로 가격경쟁력 확보
"국내 전기차 업체에 상당한 위협될 것"

▲BYD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BYD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국내 전기 승용차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업체로 올라선 BYD가 본격적인 해외 확장에 나서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엔 전운이 감돌고 있다. BYD의 한국 진출을 두고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 위협이 될 것이란 우려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거란 전망이 엇갈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수입차 인증에 필요한 전문인력 채용에 나섰다. 수입차 인증, 마케팅, 법률, 트럭 제품 및 영업 관리 등 4개 분야에서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앞서 BMW그룹코리아에서 미니(MINI) 브랜드를 총괄한 조인철 본부장을 지사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국내 인력 충원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BYD가 올해 안으로 중형 세단 전기차 씰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 등을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BYD코리아는 이미 씰, 돌핀, 아토 등 자사 승용 전기차 모델에 대한 국내 상표권 출원도 마친 상태다.

BYD는 중국 내수 시장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가격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수직계열화와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BYD는 지난해 4분기에는 전 세계에 52만6000여 대를 판매하며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월 회사 실적 발표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해외 시장 확대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무역 장벽이 확립되지 않으면 세계 대부분의 다른 기업들을 거의 파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장벽을 높이는 중이다.

BYD는 국내에서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BYD의 아토3는 호주와 일본에서 4400만 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나 아이오닉 5, 기아 니로EV6 등과 비교하면, 보조금을 빼더라도 5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지난달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91회 제네바 국제 모터쇼(GIMS) 미디어데이에서 BYD가 공개한 전기 SUV '씰 U' 모습. (AP/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91회 제네바 국제 모터쇼(GIMS) 미디어데이에서 BYD가 공개한 전기 SUV '씰 U' 모습. (AP/연합뉴스)

BYD의 한국 진출 성공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다만 BYD를 비롯한 중국산 전기차의 품질이 과거와는 달리 우수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한국 사람들은 중국산 차가 품질 면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현재 BYD의 전기차 품질 수준을 보면 옛날의 중국차가 아니다”며 “BYD가 전 세계 시장에서 1위에 올라선 것도 품질이 상당 수준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YD의 국내 진출이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전기차에 대한 중국의 독보적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그걸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지난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이 8%를 차지했는데, 내년에 15% 수준으로 갈 것으로 본다. 관세 등으로 막지 않으면 2년 만에 2배가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에 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해선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정부가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원장은 “올해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을 통해 중국 전기차에 대한 진입장벽을 만들었지만 보조금만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전기차 가격을 떨어트려야 한다. 다만 수익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이미지 등으로 인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문 교수는 “현대차·기아가 국내 시장에서 이미 확고한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BYD가 그 시장을 넘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수입차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23~25%인데 BYD 역시 수입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일부 가져가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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