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전문의 ‘의료 붕괴 경고 시국선언’…“이미 한계, 파국 임박”

입력 2024-03-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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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세브란스 등 8개 수련병원 의료진 주도…의사 5236명 서명

▲7일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부 의대 교수들은 의대 신입생 증원에 반발하며 공동 성명을 내거나 단체로 사직서까지 제출하며 집단행동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부 의대 교수들은 의대 신입생 증원에 반발하며 공동 성명을 내거나 단체로 사직서까지 제출하며 집단행동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교수와 전문의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기 위한 연대 서명에 나섰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8개 수련병원 교수와 전문의 16명은 ‘의료 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하고 동료 의사들에게 연대 서명을 요청했다.

연대 서명을 주도한 △서울아산병원 △여의도성모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 △이대서울병원 △분당차병원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 △고대안암병원 소속 의료진 16명은 사이트에 소속과 실명을 공개했다.

시국 선언문에서 이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 추진은 대한민국의 우수한 의료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라며 “이 사태가 종식되지 않을 경우 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심각히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필수의료 붕괴와 지방 의료 위기는 정부가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가 대한민국의 탁월한 의료를 자랑해오면서, ‘값싼 의료’의 뒤에 숨겨진 의료진의 과도한 부담은 간과했다”라며 “지난 20년 동안 의료계가 필수의료의 쇠퇴와 그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조했음에도 정부는 이러한 경고를 무시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필수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일방적인 필수의료 지원 정책이 결국 현장에서 외면받고 실패를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오늘도 이를 반복하며 의료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의대 정원 및 필수의료 정책을 의료계와 재논의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의대 정원 증원을 포함한 의료 정책에 대한 비판적 논의에도 열려 있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라며 “급격한 증원이 수반하는 실질적 문제와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한 압박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전공의들은 피교육자로서 더 이상의 수련을 포기했을 뿐 환자를 버리고 떠난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필수의료 붕괴와 지방 의료 몰락을 구제할 대책을 제시해 전공의들과 현장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의 비판적 의견 또한 수용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와 의사들의 대화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시점이라는 의견도 피력했다. 이들은 “환자를 위해 현장에서 사력을 다하며 매일을 버티고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으며, 최악의 의료 파국이 임박하고 있음을 강력히 경고한다”라고 밝혔다.

동료 의사들을 향해서는 의료 체계 안정화와 전공의 복귀를 위해 연대 서명에 동참할 것을 독려했다. 이들은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강력한 법적 처벌을 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사들에까지 압박을 가하고 있다”라며 “모든 의사 구성원들이 단합해 현재의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연대 서명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수련병원 교수 및 전문의 3566명, 의원 및 병원 의료진 1670명 등 총 5236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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