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코스피지수 1400선 재안착 성공에 따른 은행권의 롱스탑 물량 출회로 장후반 낙폭을 키우며 사흘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18.30원 떨어진 1246.70원에 거래를 마감, 1250원선을 중심으로 공고히 구축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베이시스 개선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세 대거 매입에 힙입어 1400선 재안착에 성공한 코스피지수가 장중 환율 하락 폭을 확대하는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개장전 역외 하락분을 반영하며 내림세를 탔던 원ㆍ달러 환율은 역내외 참가자들의 달러화 매수 심리 약화, 국내증시의 반등 기조에 일찌감치 아래로 방향을 잡은 모습이었다.
전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원ㆍ달러 환율의 적정수준 및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외환 수급과 수출입 변수 등을 고려, 올해 적정 환율을 1170원으로 제시한 점도 긍정적인 투자 심리 형성에 기여했다.
무엇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오전 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북한의 핵실험 등 리스크 확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금융 및 외환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 발언이 오전내 환율 방향을 아래로 묶어 놨다는 평가다.
수급상으로도 NDF 참가자들의 달러화 매기가 약화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최근 주춤했던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결제 수요에 우위를 점하며 달러화에 하락 압력을 가한 점도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오후들어서도 환율은 이같은 하락세를 이어갔고 국내증시의 상승 폭 확대 소식에 은행권 참가자들도 지난 이틀간 계속된 환율 상승에 구축했던 롱포지션을 털고 손절 매도에 나서며 낙폭을 키웠다.
아울러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이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원화가 5년 평균대비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27% 가량 저평가됐다며 향후 추가적인 평가절상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점도 환율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환율은 이처럼 코스피 1400선 재탈환 소식과 환율 하향 안정 기대감이 여전한 국내외 시장 전망에 힘입어 18.30원 떨어진 1246.70원으로 거래를 끝마쳤다.
시중은행권 딜러는 "환율이 장초반 역외 선물환 하락 여파에 일찌감치 아래를 방향을 튼 가운데 코스피 반등 폭 여부에 낙폭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스피 반등 탄력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환율을 끌어내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익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6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쿼드러플위칭데이', 정부의 남북 실무회담 등이 예정된 만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어느때보다 높다"며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이러한 제반 변수를 체크한 이후 환율 방향 설정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