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5조 시장 잡아라…K제약·바이오, 항암제 파이프라인 집중

입력 2024-03-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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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3-17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신약 후보 35%는 항암제…독자 기술·업무협약 활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항암제 연구개발(R&D) 투자로 성과를 내고 있다. 독자 기술연구와 상호 협력으로 차세대 항암 치료제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외 항암 치료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항암신약 개발은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 확보에 필수라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싸이토젠 등이 다양한 투자와 협력으로 항암제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한양행은 최근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고 ‘소스원 단백질(SOS1)’ 저해 기전의 항암제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SOS1는 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RAS(라스) 유전자의 활성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이와 관련된 KRAS(크리스틴RAS) 저해제나 EGFR(상피성장인자수용체) 돌연변이는 폐암, 대장암, 췌장암 등 미충족 수요가 큰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돼, SOS1 저해제의 시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물질은 사이러스 테라퓨틱스와 카나프테라퓨틱스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총계약 규모는 2080억 원이며, 계약금 60억 원과 향후 개발·허가 및 매출액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하는 계약이다. 지난해 10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주관하는 ‘2023년 제3차 국가신약개발사업 신약 R&D 생태계 구축 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한미약품은 독자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항암 신약을 발굴하고 있다. 이중 항체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를 활용한 차세대 면역항암제 ‘BH3120’의 1상을 최근 시작했다. 이중 항체 플랫폼은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2개 표적에 동시 결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BH3120은 바이러스나 암세포를 죽이는 T면역세포의 종양괴사인자 활성 수용체인 ‘4-1BB’와 암세포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인 PD-L1을 동시에 표적한다.

BH3120은 한미약품과 북경한미약품이 공동 개발하며, 한국과 미국에서 1상을 동시에 진행한다. 한미약품은 BH3120의 단독 요법 외에도 PD-1 억제제 병용에 따른 항암 시너지 효과를 확인해 타 항암제와 병용 요법 추진도 고려하고 있다.

싸이토젠은 환자에게 적합한 항암제를 탐색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이를 위해 싸이토젠은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와 순환종양세포(CTC) 기반의 오가노이드 제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다양한 치료제 옵션 가운데 환자 개인의 상태와 치료 이력을 고려한 최적의 선택지를 확인하는 ’정밀의료’ 추세를 고려한 투자다.

양사는 CTC 기반의 오가노이드를 제작해 항암제 감수성 테스트 및 원발암 비교 유전자 분석 서비스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CTC는 암 조직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을 타고 다른 장기로 이동해 암을 전이시키는 세포다.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는 독자적인 오가노이드 배양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싸이토젠은 살아있는 CTC 분리·분석 기술 및 액체생검 플랫폼을 연구 중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따르면 글로벌 항암제 시장은 2022년 1960억 달러(258조7200억 원)에서 2027년 3750억 달러(495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은 2021년 기준 누적 매출액 2조4060억 원을 넘어섰으며, 2017~2021년 사이 연평균 성장률 역시 17.3%로 높았다. 2023년 국내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조사 결과 항암치료제가 약 35%(578개)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인구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암 유병률이 높아져 항암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며 “항암치료 기술과 의료환경이 발전하면서 그간 치료가 어렵다고 인식했던 암종을 겨냥한 신약개발 투자가 활발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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