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하이브리드 본더 대신 기존 TC본더 활용 가능성↑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의 표준 규격에 대해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가 두께 기준을 완화키로 합의하면서 기존 패키징 공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된 반도체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에 유리한 환경이 마련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11일 오후 3시 2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장 중 3.14%(5400원) 내린 16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인 8일 장 중 17만490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후 소폭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약 17% 가량 오른 상태다.
같은 시각 한미반도체는 장 중 2.80%(2800원) 내린 9만7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7일 장 중 10만7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쓴 후 소폭 내린 모습이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들어 약 62% 급등한 상태다.
HBM4의 표준 두께 규격이 완화되면서 기존 패키징 공정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양사에 기대감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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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최근 JEDEC의 주요 참여사들은 2026년 상용화를 앞둔 HBM4 제품 규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HBM3E까지 최대 적층 단수는 12단, HBM4부터 최대 16단까지 확대키로 한 것이다. HBM4의 패키지 두께는 775 μm(마이크로미터)로 결정됐다. 기존 HBM3E까지 두께는 720μm다.
HBM4로 가면서 16단으로 적층 단수가 확장될 경우 12단 대비 패키지 두께를 늘리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각 업체들은 HBM4의 패키지 두께가 720마이크로미터로 제한될 가능성에 대비해 신규 패키징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을 준비해 왔으나, 이번 합의로 기존 공정 그대로 활용이 가능해졌다.
SK하이닉스의 경우 HBM4에서도 어드밴스드 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MR-MUF)' 패키징 공정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HBM4 높이 완화 결정으로 하이브리드 본더가 TC 본더를 대체할 우려는 줄어들 전망”이라며 “높이가 완화된 만큼 MR-MUF와 NCF 기술 모두 사용 가능한 TC본더가 HBM4 생산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내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 전환이 단기적으로 불필요해진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의 MR-MUF 경쟁력 지속 부각될 수 있는 환경으로, HBM 고수익성이 유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반도체는 HBM4 높이 완화로 최대 수혜를 입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올 2월 SK하이닉스가 한미반도체 TC 본더를 사용해 12단 HBM3E를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한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HBM4에서도 한미반도체 TC 본더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박주영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2024년 후공정 패키징 1조3000억 원 투자 및 2025년 HBM 생산을 위한 M15X 팹 완공에 따른 장비 추가 발주가 예상된다”며 “고도화된 TC 본더가 필요한 만큼 HBM4에서도 신규 장비 발주가 지속될 전망이다. TC 본더 대장주인 한미반도체의 독주가 최소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