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AI 추격에 꺾인 서학개미 '애플 사랑'

입력 2024-03-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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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금액 앤바디아 절반↓…연초 순매도 행렬
'생성형 AI 붐' 합류 못해…"사업 계획 공개없어"
AI에 인력 집중 움직임…"이르면 6월 공세 시작"

▲독일 뮌헨의 한 매장에서 애플 로고가 보인다. 
 (출처=뮌헨(독일)/AP연합뉴스)
▲독일 뮌헨의 한 매장에서 애플 로고가 보인다. (출처=뮌헨(독일)/AP연합뉴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려온 애플이 거듭된 악재로 맥을 추지 못하며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애플 탈출 러시’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 아이폰 판매 부진과 유럽 규제 리스크 등 원인은 여럿 꼽히지만, 그중에서도 격화하는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우위를 갖지 못한 점이 뼈아픈 대목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투자자가 보유 중인 애플 주식 보관금액은 41억7731만 달러로, 상위 3위를 기록했다. 애플은 2020년 9월경부터 지난해 말까지 보관금액 2위를 유지하다 올해 1월 중순부터 엔비디아에 내줬다. 엔비디아 보관금액(90억5237만 달러)과는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진 상태다.

서학개미가 애플과 엔비디아 주식을 사들이는 규모도 엇갈렸다.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엔비디아는 5억3027만 달러 순매수했지만, 애플은 3억1150만 달러 순매도했다. 애플 주가는 연초 이후 11.32% 급락했다. 지난해 12월 11일 고점(197.96달러)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첫 6주간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이 이례적으로 할인행사까지 벌였지만, 중국인의 애국 소비 현상이 확산하며 시장 점유율이 2위에서 4위까지 떨어졌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애플에 18억 4000만 유로 과징금을 부과한 것도 발목을 잡았다. EU의 압박에 애플은 앱스토어의 인앱 결제 수수료를 30%에서 17%로 인하했다.

가장 큰 타격은 신사업 부진에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은 생성형 AI 혁신을 이끌며 미국 증시 호황의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애플은 올라타지 못했다. 특히 AI 사업 진전이나 계획을 밝히지 않는다는 점이 투자자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옳건 그르건 애플은 AI와 관련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중단하는 대신 AI 부문에 인력을 배치하는 등 애플의 기술 추격 가능성이 없지는 않은 상태다. 이인혁 KB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개발 포기 소식은 AI로 회사 역량을 모으겠다는 선언과 같은 의미”라며 “이르면 6월 애플이 여는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시리를 업그레이드한 iOS 업데이트와 함께 AI 시장을 향한 대대적 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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