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강화하고 가맹점 확대...편의점 닮아가는 기업형슈퍼마켓

입력 2024-03-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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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용품 줄여 소비패턴 적극 반영...통합소싱 상품 늘려 효율성↑

간편식 확대…규제 피해 가맹사업 집중
인구 구조 변화 속 전략 선회
유통업계서 편의점·SSM만 매출 상승

▲GS더프레시에서 고객이 한돈 삼겹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GS더프레시에서 고객이 한돈 삼겹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유통대기업이 운영하는 ‘기업형슈퍼마켓(SSM)’이 골목상권 강자인 편의점을 닮아가고 있다. 생활용품 비중을 줄이고 가정간편식과 즉석조리식품(델리) 등 식품 구색을 강화하는 동시에 가맹점 확대에 힘을 주고 있다. 인구 구조와 유통산업 변화로 달라진 소비패턴을 상품 및 출점 전략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올해 GS더프레시의 신규 출점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재 GS더프레시 매장 수는 438개(작년 12월 말 기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개 늘어난 것으로, 올해는 총 점포 수 500개가 목표다. GS리테일은 점포 수 확대를 위해 직영점 보다 가맹사업에 힘을 주기로 했다. 각종 규제로 인해 직영점 신규 출점이 어렵게 되자 가맹점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이다. 작년 말 기준 GS더프레시 가맹점 수는 316개인데, 올 들어 지난달까지 22개 늘었다. GS리테일은 ‘체인 오퍼레이션(Chain Operation)’ 구축을 통해 포장, 재고관리 등을 가맹본부(본사)가 주도해 가맹점 효율화에 나설 방침이다.

롯데슈퍼와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최근 편의점 추세처럼 식품 카테고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올해 롯데마트 등과 통합소싱 상품을 늘려 운영 효율을 개선하고 그로서리(식료품)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한다. 상권 분석을 통해 점포별로 핵심상품 위주의 식료품 면적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신선식품 및 델리 코너 진열 매대의 높이를 낮춰, 소비자 중심으로 쇼핑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 롯데슈퍼의 점포 수는 작년 말 기준 358개다.

현재 316개 점포를 운영 중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대형마트에 적용 중인 메가푸드마켓 콘셉트를 SSM에도 이식한다. 메가푸드마켓은 식료품을 강화한 매장이다. 이 전략에 따라 작년 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학동역점은 델리 코너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큰 변화를 꾀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기존 점포 매장 효율화와 신규 출점을 동시에 진행한다.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통합소싱을 바탕으로 상품 경쟁력을 개선한다. 신규 공급처 발굴과 제조업체와의 협업 등 소싱 노하우를 통해 공동 행사를 할 수 있다. 지난달 중순 초저가 상품을 이마트와 같은 가격에 내놓은 게 대표 사례다.

SSM 업체들이 잇달아 식품 구색 확대와 가맹사업에 힘을 주는 등 편의점 전략을 따라가는 것은 인구 구조와 유통산업 변화 때문이다. 유통산업 관련 규제 등으로 직영점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고, 1~2인 가구 중심으로 소비패턴이 바뀐 영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을 봐도 SSM(7.1%), 편의점(6.1%)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신장했다. 반면 대형마트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줄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형마트가 큰 규모의 매장에서 대용량 상품 판매로 4인 가구에 대응하며 매출을 늘려왔지만 최근 인구구조와 소비 변화로 위기에 처했다”면서 “SSM은 인구 구조 변화에 맞춰 수년 동안 가정간편식 등을 늘려오며 리뉴얼해왔는데, 최근 매출 효과를 보고 있고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간편식, 델리 코너 등 식품 구색을 강화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학동역점  (사진제공=홈플러스)
▲간편식, 델리 코너 등 식품 구색을 강화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학동역점 (사진제공=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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