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가 변수…삼성·현대·GS 노량진1구역 수주전 뛰어드나

입력 2024-03-12 06:00 수정 2024-03-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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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1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제공=노량진1구역재개발조합)
▲노량진1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제공=노량진1구역재개발조합)

포스코이앤씨가 단독 입찰했던 노량진1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이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조합원들이 포스코이앤씨보다 타 건설사 브랜드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들이 입찰 참여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어서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웠던 포스코이앤씨로서는 체면을 구긴 셈이다.

12일 본지 취재 결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비상대책위원회인 '노량진1구역 정상화위원회'에 '시공사 선정 입찰 제안이 있을 경우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말 정상화위원회는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건설사를 대상으로, 입찰을 변경해 재입찰 절차가 개진될 경우 입찰 참여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는 공문을 보냈다.

노량진1구역은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차 입찰은 참여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2차 입찰에는 포스코이앤씨가 단독 입찰했으나 동작구청에서 시공사 선정 계획을 재검토하라는 권고를 내리면서 아직까지 선정 절차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기존에 3.3㎡당 730만 원이라는 낮은 공사비 책정이 향후 사업지 내 갈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재검증 요구의 이유다.

실제 건설사들이 입찰 참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 역시 공사비 인상이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조합은 공사비를 3.3㎡당 730만 원으로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현장설명회 때부터 관심을 보였던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호반건설 등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 역시 낮은 공사비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정상화위원회는 조합 제시안보다 공사비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공사비를 올리더라도 용적률 인센티브 적용, 용적률 및 층수 상향, 지하마트 개발을 통한 거점 매장 유치 등으로 조합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 조합의 마감재 특정 브랜드 지정 취소, 소방공사 조합 직발주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해 시공자 입찰 조건을 개선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 조건이 변경이 되고 이것이 공식화된다면 적극적으로 입찰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아직 공식적인 협상이 진행된 바는 없지만, 관심을 가졌던 사업장인 만큼 열어두고 고민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상화위원회에 따르면 현대건설도 '평당 공사비 예가 등 시공사 선정 계획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될 경우'를 입찰 참여 검토 조건으로 내세웠다. GS건설 역시 '입찰 조건 변경'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비라는 이슈에 더해 '오티에르' 브랜드 역시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이앤씨가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내세워 승부수를 띄웠음에도 조합원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노량진 재개발의 최대어'라는 자부심과 함께, 탄생한 지 얼마 안된 신생 브랜드인 오티에르보다는 인지도 높은 브랜드가 들어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상화위원회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는 이미 노량진 3구역에 적용하기로 한 브랜드"라며 "아직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브랜드가 쓰이고 있는 단지가 없어 선호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에이치와 같이 선호도 높은 고급형 브랜드가 적용된다면 공사비도 충분히 인상할 의사가 있다"며 "래미안이나 자이와 같은 브랜드도 선호도가 높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가 오티에르를 선보인 것은 지난 2022년 7월이다.

다만 입찰 참여 의향을 밝혀온 시공사가 있더라도 시공사 재선정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조합 관계자는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건설사를 대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공고를 냈다"며 "절차적으로 포스코이앤씨와의 수의계약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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