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시트도 다르다…‘앉는 곳’에서 ‘거주 공간’으로 진화 [모빌리티]

입력 2024-03-12 11:00 수정 2024-03-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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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넓은 공간 활용…기존 시트 한계 극복
첨단시트 개발 이끄는 현대트랜시스, 기아 EV9 2열시트 개발
미래형 시트, 거주 공간·친환경 개념까지 도입돼

▲기아 EV9 6인승 스위블 시트. (사진제공=기아)
▲기아 EV9 6인승 스위블 시트. (사진제공=기아)

자동차 시트가 또 한 번 진화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의 등장이다.

기존의 시트 기술 발전은 시트라는 한정된 부품에서 이뤄졌다. 단순히 ‘앉는 곳’이라는 개념에서 열선, 통풍, 안마 기능 등 편의사양이 들어가거나 전동 모터 등으로 작동 방식을 바꾸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차체를 가로지르는 구동 부품과 연료탱크가 없다. 일부 부품이 사라지며 차체에서 캐빈(Cabin)이라고 부르는 탑승 공간이 더욱 넓어진 것이다. 이는 시트가 놓일 수 있는 공간과 방식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동시에 전비를 위해 시트 작동 과정에서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에너지 효율’도 전기차 시트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 기업 중에는 현대트랜시스가 첨단 시트 개발을 이끌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의 2열 시트다.

EV9 2열에는 선택 사양으로 ‘스위블(Swivel) 시트’가 제공된다. 스위블 시트는 말 그대로 회전이 가능한 시트다. EV9의 스위블 시트는 안쪽으로 180도, 바깥쪽으로 90도 회전하는 것은 물론 레일을 통해 앞뒤로 이동하는 거리도 다른 차량들에 비해 길다. 필요에 따라 편하게 시트를 회전시켜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3열 승·하차 시 앞뒤로만 움직이던 2열 시트의 불편함을 개선한 ‘틸팅 워크인’ 기술이 적용됐다. 2열 시트의 하단 레일과 시트가 분리돼 등받이 각도를 유지하면서도 앞으로 기울어지는 기술이다. 3열 승·하차를 돕는 것은 물론 2열 등받이를 접었다 펴야하는 불편함도 없앴다.

EV9에는 현대트랜시스가 현대자동차·기아와 세계 최초로 공동 개발한 ‘다이내믹 바디케어’도 적용됐다. 기존 시트가 공압·진동식 마사지 기능을 제공한 것과 달리 타격식과 진동식을 결합해 신체에 보다 직접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

미래형 자동차에서는 시트 활용이 더욱 무궁무진하다. 자율주행, 목적기반차량(PBV) 등의 개념이 등장하며 자동차라는 공간은 이동 수단을 넘어 ‘거주 공간’의 의미를 갖게 됐고, 시트는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아가 지난 1월 CES에서 공개한 목적기반차량(PBV) 'PV5'의 시트 구성. (사진제공=기아)
▲기아가 지난 1월 CES에서 공개한 목적기반차량(PBV) 'PV5'의 시트 구성. (사진제공=기아)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기아가 공개한 PBV ‘PV5’를 통해서 미래형 시트를 엿볼 수 있다.

현대트랜시스가 담당한 PV5 시트에는 사용자의 공간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트 등받이를 앞뒤로 펼칠 수 있는 기능인 ‘플립 기능’을 최초로 적용됐다. 시트 부피를 최소화하고 슬라이딩 기능을 넣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자유로운 움직임을 통해 고전적인 시트 개념에서 벗어나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시트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처럼 기능적인 진화에 더해 ‘친환경’도 시트 진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다. 천연 소재, 재활용 소재 등을 활용해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제작한 시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G90과 그랜저(GN7)에는 기존 시트의 폴리우레탄, 폴리염화비닐등 석유계 소재를 천연광물 자원 석영에서 추출한 실리콘 소재로 대체한 ‘실리콘 인조가죽’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차량 1대 당 18.4kg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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