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T 1% 증가할 때마다 中企 수출시장에서 퇴장…비용 감당 어려워”

입력 2024-03-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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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제연구원, 12일 ‘수출대상국 TBT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
“TBT 증가, 추가 비용 발생 감당할 수 없는 소규모 기업 퇴장 촉진”
“자본축적·부가가치·노동생산성 높은 품목, 수출 장벽효과 완화”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무역기술장벽(TBT)이 증가할수록 소규모 기업은 수출 시장에서 퇴장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TBT를 통해 발생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수출 시장에서 사라진다는 것이다.

신상호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12일 “TBT 건수가 1% 증가할 때 외연적 한계가 0.22% 축소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내용은 ‘수출대상국의 무역기술장벽(TBT)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반영했다.

TBT는 무역상대국의 상이한 기술규제, 표준, 적합성평가절차로 인해 무역에 방해가 되는 제반 요소를 말한다. 기업의 외연적 한계란 산업별 수출기업의 수를, 내연적 한계란 기업당 수출금액을 각각 의미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TBT 건수가 1% 증가할 때 수출기업 수가 감소하는 현상을 짚은 것이다. 수출금액(내연적 한계)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995년부터 작년까지 한국이 TBT 특정무역현안(STC) 현안을 제기한 누적 건수를 보면 중국이 27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EU 20건 △인도 18건 △미국 7건 △사우디아라비아 5건 △인도네시아 4건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신 부연구위원은 “STC는 무역 WTO TBT 위원회가 주최하는 다자간 정례회의에서 각 회원국이 다른 국가의 TBT 조치에 대해 공식 이의를 제기하는 것으로 주로 무역장벽의 영향이 크거나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항,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한 경우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2019~2021년 사이에 TBT STC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각국이 보건과 안전 관련 규제를 강화한 것과 미-중 간의 패권 경쟁 속에서 국가안보 관련 규제가 증가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 부연구위원은 TBT 증가로 인한 영향은 중소기업에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TBT는 추가생산설비 설치, 시험·인증 등으로 수출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신 부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영세한 비교열위 산업은 추가적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여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신 부연구위원은 자본축적, 부가가치, 노동생산성이 높을 수록 TBT 증가에 대한 부정적 영향력을 적게 받는 것으로 파악된 점을 주목하며 수출산업의 생산성과 시장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동생산성 개선을 짚었다.

신 부연구위원은 “해외 TBT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서도 근본적으로는 우리 산업의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안이 시급하다”며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산업이나 기업이 해외 TBT로 인해 수출시장에서 도태되거나 신규 시장진출을 포기하지 않도록 정부는 자본투자와 R&D 유도를 위한 인센티브의 제공과 산업 분야별 특화정책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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