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vs 이재명’→‘한동훈 vs 조국’...총선 판갈이 시작

입력 2024-03-1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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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세몰이 커져
李, 연동형 비례제 활용해 계파 결집
국민의힘, 새 의제 필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10 총선 공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arn@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10 총선 공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arn@

조국혁신당이 기세를 올리면서 총선 지형 변화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으로 국민의힘이 지지율 호재를 맞았지만, 조국혁신당이 급부상하면서 이재명 대표에 등을 돌렸던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을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현상이 목격되면서 “국민의힘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관측이 대두된다.

11일 발표된 한국리서치 여론조사(표본 3000명)에서 비례대표 선거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할지에 대한 물음에 국민의미래 32%, 조국혁신당 17%, 더불어민주연합 16%를 기록했다.(95% 신뢰 수준에 ±1.8%포인트(p))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지지율을 합하면 국민의미래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같은 날 공개된 MBC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미래 31%, 더불어민주연합 21%, 조국혁신당 15%를 차지하며 여권과 범야권이 박빙을 보였다.(95% 신뢰수준에서 ±3.1%p)

민주당은 최대한 민주당으로 야권 지지층을 끌어모으되 ‘선거연대’ 방식으로 범야권 단일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택해 민주당은 본인의 사람들로 공천하고, 비토하는 세력들은 자유롭게 당을 만들 수 있게 길을 터줬다”며 “민주주의를 망치는 길”이라고 분석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본사를 두고 계열사들을 여럿 두고 관리하는 방식”이라고 비유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중도확장성을 가진 김부겸 총리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정권심판론’에 무게를 뒀다. 한때 컷오프에 반발했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마음을 바꿔 통합의 메시지를 내고 있고, 공천 학살을 비판했던 고민정 전 최고위원도 복귀했다. 이 대표는 또 일찍이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통해 진보당, 새진보연합 세력까지 흡수했다. 진보당 부산시당의 경우 총선 후보 5명이 11일 총사퇴하면서 민주당과 총선 야권 단일화를 했다.

진보당과 연대하는 데 비판적임과 동시에 친명(친이재명)에 반대하는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은 조국혁신당으로 몰렸다. 잊혀졌던 ‘검찰독재 종식’을 내걸며 윤석열 정부와 검찰 출신인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겨냥했다. 11일 공개된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을 찍겠다고 한 응답자의 84%가 ‘검찰 독재 종식 명분에 동의해서’라고 답했다.

여권 관계자는 “야권이 똘똘 뭉치고 있는데, 국민의힘에는 한동훈 카드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등이 온다 한들 신선하지 않다. 새로운 의제를 던지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했다. 11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3.1%로 국민의힘(41.9%)과 접전을 벌이는 수준으로 반등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직전 조사에서 7.4%포인트 차로 민주당을 앞섰던 국민의힘은 한 주 만에 주저앉은 판세가 됐다.

“어차피 깨질 연대”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어차피 연동형으로 간 이상 과반 의석을 가진 정당이 나오기는 어렵다”면서 “범야권 측면에서는 총선이 끝난 뒤 합당 문제로 시끌시끌할 것이고 내부 주도권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동훈 위원장이 코너로 몰리더라도 ‘제2의 윤석열 대통령’처럼 그들이 키운 대권 후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사에 사용된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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