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70대 엄마의 암 투병을 기록한 40대 아들의 이야기

입력 2024-03-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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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엄마를 늦게, 늦게 발견하고 말았다

▲책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표지 (수오서재)
▲책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표지 (수오서재)

죽음을 앞둔 부모와 그 모습을 지켜보는 자식의 이야기는 사실 새롭지 못하다. 이 같은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은 오롯이 작가의 역량이다. 이 책은 암 4기 진단을 받은 70대 어머니의 모습을 40대 아들이 기록한 일종의 보고서다. 한편으로 이 책은 죽어가는 인간을 통해 산 사람이 생의 의미와 본질을 깨닫는 자각의 기록이기도 하다.

죽은 어머니가 담근 김치를 밥상에 놓고, 아버지와 저자가 밥을 먹는 장면을 묘사한 챕터가 바로 그렇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살게 한다는 아이러니가 이 책의 한 부분을 관통한다. 이 책에 대해 오은 시인은 "눈물을 참고 울음을 누르며 책장을 넘기는 손끝이 축축했다"라며 "복통을 호소하는 엄마의 배를 마사지하며 자장가를 부르는 마음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된다"라며 책을 추천했다.

21세기에도 하녀의 삶은 계속된다

▲책 '하녀' 표지 (문학동네)
▲책 '하녀' 표지 (문학동네)

'하녀'의 이미지가 대중에게 전면화된 것은 아마 김기영 감독의 영화 '하녀'(1960)의 영향이 클 것이다. 이때 하녀는 단란한 가정을 파괴하는 무도하고 불손한 존재로 묘사된다. 동시에 하녀는 한국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빈곤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 특히 빈곤한 여성들의 표상이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이후까지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존재해온 하녀를 다각도로 조망하고 그들의 면면을 연대기처럼 읽어낸다. 저자는 "하녀에 대한 논의를 근대 이후 긴 시간에 걸쳐 돌이켜보는 작업은 근대 이후의 변화를 읽는 시선에 의해서는 포착되지 않는 비가시의 존재와 영역을 돌아보는 확장적 시선을 마련하는 일인 것"이라고 말한다.

고도로 발달한 자아가 인류를 퇴보시켰다?

▲책 '자아폭발' 표지 (서스테인)
▲책 '자아폭발' 표지 (서스테인)

모두가 똑똑하고, 모두가 잘난 시대다. 이른바 자아과잉, 자아폭발 시대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점이 인류의 재앙을 앞당길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인류의 재앙을 가져오는 가시적인 현상이 바로 전쟁이다. 저자는 자아폭발이 인간들 사이에 공감을 사라지게 하였고 이것이 전쟁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공감의 문제는 약간의 주의를 요한다. 왜냐하면 공감의 결여를 자아폭발의 가장 중요한 결과 중의 하나로, 또 그에 따른 대대적인 파괴의 가장 중요한 원인의 하나로 보기 때문"이라며 "사실 부와 권력에 대한 욕망과 공감의 결여를 한데 묶으면, 우리는 지난 6000년의 인류 역사를 형성한 대부분의 사회 병리 현상의 근본적 원천을 확보한 셈이 된다"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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