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제2의 코카콜라’”…AI 성과 부재에 흔들리는 기업 전망

입력 2024-03-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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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올해 매출 2% 증가 그칠 듯
주가, 나스닥100지수 대비 16%p 뒤처져
아이폰 판매 부진·규제 압박 위기 직면
엔비디아, 애플 대체할 기술 대기업으로 부상
애플, 팀 쿡 잘못된 발언에 합의금 4.9억 달러

애플이 최근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공지능(AI) 열풍에 뒤처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애플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냉소적인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애플이 AI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 고성장의 기술주가 아닌 ‘코카콜라’처럼 ‘가치주’ 취급을 받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애플은 매출 증가세 둔화와 주가 하락이라는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애플의 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지난해 9월) 매출은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올해 매출은 2% 증가에 그칠 전망이며, 이는 2021 회계연도의 33% 증가와 대비된다.

주가는 올 들어 10% 이상 하락해 시가총액이 약 3300억 달러(약 439조5600억 원) 증발했다. 애플 주가는 우량 기술주 100개를 모아 만든 지수인 나스닥100지수 대비 약 16%포인트(p) 뒤처져 있으며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큰 격차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고 미국·유럽 등에서의 규제 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애플은 AI와 관련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첫 6주 동안 아이폰의 중국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급감했다. 애플은 이달 초에는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혐의로 유럽연합(EU)으로부터 18억4000만 유로(약 2조6687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라덴버그탈만의 필 블랑카토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은 코카콜라처럼 가치주에 가까워졌다”며 “새로운 촉매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당분간 방어적인 수익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JMP증권의 마크 레만 CEO는 “우리는 놀라운 혁신의 물결을 겪고 있다”며 “시장은 애플이 증명해야 할 것이 많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많지 않다고 여긴다”고 꼬집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 6월 22일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애플 ‘WWDC(세계 개발자회의) 2020’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쿠퍼티노(미국)/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 6월 22일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애플 ‘WWDC(세계 개발자회의) 2020’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쿠퍼티노(미국)/AP뉴시스
애플의 팀 쿡 CEO는 지난달 말 주주총회에서 “애플이 AI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말했지만, 투자자들은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 반면 ‘AI 반도체 대장주’로 불리는 엔비디아가 애플의 자리를 대체할 기술 대기업으로 급부상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들어 약 80% 올랐으며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79% 급증할 전망이다.

한편 애플은 쿡 CEO가 중국 내 아이폰 수요 감소를 은폐해 주주들을 속인 혐의로 집단소송을 당한 것과 관련해 4억9000만 달러의 합의금을 내게 됐다.

앞서 쿡 CEO는 2018년 11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애플이 브라질과 인도, 러시아, 튀르키예 등의 시장에서 판매 압박을 받고 있다”며 “중국은 그 범주에 넣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며칠 후 애플이 공급업체들에 생산량을 줄일 것을 지시하고 2019년 초 분기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당시 애플 주가는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처음으로 하루 만에 10% 폭락했으며 740억 달러의 시총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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