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 제공할 것”…SDV 시대 문 여는 ‘옐로나이프’ [e기자의 퓨처 모빌리티]

입력 2024-03-19 14:16 수정 2024-03-2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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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테슬라의 등장과 함께 자동차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어색하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목적기반차량(PBV)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의 개념은 어느새 우리에게 익숙해졌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흐름이 이처럼 변화하는 배경에는 지금 이 시간에도 미래 모빌리티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퓨처 모빌리티(Future Mobility)’는 한발 앞서 미래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기업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최근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다. 자동차가 제공하는 효용이 단순한 ‘이동’에서 이동을 포괄하는 ‘사용자 경험’으로 바뀌며 소프트웨어가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국내에서는 2022년 현대차그룹이 2025년까지 전 차종을 SDV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공개하며 미래 모빌리티의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옐로나이프는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다. 2018년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H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옐로나이프는 2020년 분사 이후 독립적인 SDV 기업의 길을 걷고 있다.

옐로나이프는 ‘SDV 시대를 선도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소프트웨어 공급의 선두주자’를 표방한다. 쉽게 말해 SDV 체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공급하는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이라는 의미다. 기업명인 ‘옐로나이프’는 오로라로 유명한 캐나다의 도시인 ‘옐로나이프’에서 따왔는데, 오로라처럼 소비자가 보길 원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현대차그룹의 스타트업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기업인 만큼 옐로나이프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와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국내외 기업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목표는 ‘모빌리티 사용자 경험 혁신을 위한 도전’이다.

이한성 옐로나이프 대표는 “사람들은 언제나 새로운 경험을 원하고 있고, 자동차는 이런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라며 “옐로나이프는 자동차 내에서 제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안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스텀 계기판부터 모빌리티 헬스케어까지…옐로나이프의 SDV 서비스

▲벨로가 오토를 사용하는 모습. 안전벨트가 풀린 상황을 보다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형태로 계기판 정보를 바꿨다. 오른쪽은 벨로가 오토 앱을 통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계기판 컨셉이 나열된 모습. (이민재 기자 2mj@)
▲벨로가 오토를 사용하는 모습. 안전벨트가 풀린 상황을 보다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형태로 계기판 정보를 바꿨다. 오른쪽은 벨로가 오토 앱을 통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계기판 컨셉이 나열된 모습. (이민재 기자 2mj@)

옐로나이프가 개발한 ‘벨로가(Veloga) 오토’를 통해서 회사가 지향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엿볼 수 있다.

벨로가 오토는 자동차 사용자가 자신만을 위해 개별화된 계기판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도록 돕는 ‘스마트 커스텀 계기판’ 서비스다. 옐로나이프는 모트렉스와 공동 개발한 커스터마이징클러스터 '오로라플랫폼'을 통해 CES 2020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벨로가 오토의 모태가 된 서비스다.

기존 자동차의 계기판에서 제조사가 설정해 둔 정보만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벨로가 오토를 통해서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계기판에서 볼 수 있는 속도, RPM 대신 내비게이션, 날씨 등의 정보를 띄울 수 있으며 계기판 경고등의 의미를 보다 친절하게 설명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보를 계기판에 표시할 수도 있다. 제조사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정보 대신 ‘내가 원하는 정보’를 계기판에서 볼 수 있는 셈이다.

옐로나이프가 개발 중인 SDV 소프트웨어의 또 다른 한 축은 ‘모빌리티 헬스케어’ 서비스다. 자동차 안전 기술이 충돌 상황에서의 승객 보호(에어백)에서 자동긴급제동장치(AEB)와 같은 보다 넓은 형태로 확장됐지만 여전히 승객이 탑승한 시간 전체에 대한 헬스케어를 제공하진 않는다.

옐로나이프가 개발하는 모빌리티 헬스케어는 이 지점을 공략한다. 사용자가 차량에 머무는 동안 전방위적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카메라를 활용한 시선 추적, 심리스(Seamless)한 장치를 활용한 심박 수 측정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사용자의 위험도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메디컬 이머전시 디텍팅(Medical Emergency Detecting)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자동차에 넣어야 한다는 법규 초안이 나오는 등 시장의 개화를 앞둔 분야다.

이 대표는 “최근 완성차 제조사나 티어1(1차 협력업체)에서 헬스케어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가 있다”며 “헬스케어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이 차량을 이용하는 전체 주기에서 사용자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옐로나이프의 자체 기술력 또는 다른 회사의 기술을 활용해 모빌리티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성하고 이를 완성차 업체에 제안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에서 쌓은 경쟁력…'산업 이해도'와 '영업 네트워크'

▲벨로가 오토를 적용한 실증 차량을 운행하는 모습. (사진제공=옐로나이프)
▲벨로가 오토를 적용한 실증 차량을 운행하는 모습. (사진제공=옐로나이프)

옐로나이프가 현대차그룹의 사내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만큼 다른 스타트업은 가질 수 없는 강점도 있다. 산업에 대한 이해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네트워크이다. 이 대표는 2009년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로 입사해 10년 넘게 현대차에서 자동차 연구개발 관련 경력을 쌓았다.

이 대표는 “현대차에서 경험은 대기업 소속으로서의 경험과 네트워크뿐 아니라 시장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와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됐다”며 “10년 넘게 현대차그룹에 몸 담으며 쌓아온 조직·의사결정에 대한 이해도와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의 여러 플레이어와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SDV 시장이 본격적인 개화를 앞둔 초기 시장인 만큼 SDV 기업으로서, 스타트업으로서 갖는 고민도 있다.

이 대표는 “SDV 시장의 개화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 창업 후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았다”며 “현대차그룹의 사내벤처라고 하면 재정적으로 탄탄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여느 스타트업과 다르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대표는 “올해 들어 SDV를 중심으로 모빌리티 산업이 빠르게 재편되며 옐로나이프의 커스텀 계기판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듯하다”며 “이제 막 시작하는 SDV 시장에서 옐로나이프는 일찍이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왔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유일한 팀”이라고 강조했다.

"서비스로 사용자 경험 혁신할 것"…옐로나이프가 걷는 'SDV 로드'

여전히 쉽지 않지만 옐로나이프는 SDV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가지고 SDV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간단하게 말해 비즈니스 모델(BM)을 붙이지 못하면 SDV 서비스라고 할 수 없다”며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현금 흐름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BM을 붙일 수 있어야 SDV 서비스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DV 관련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 또한 옐로나이프가 갖는 장점 중 하나다.

옐로나이프는 이미 SDV에 어울리는 서비스 기획, 개발, BM 협의 등을 직접 고민하고 구축해 본 유일한 회사다. 수년 전부터 SDV 시대의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이어온 것은 물론 여러 실증 사업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 대표는 “결국 옐로나이프의 차별점은 경험과 노하우”라며 “이미 3~4년 전부터 시장에서 요구될 기술과 명확한 목표를 이해하고 준비해 온 경험이 저희 팀이 가진 차별화 포인트”라고 힘주어 말했다.

옐로나이프는 SDV 시대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제조사에 제안하며 활로를 찾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모빌리티 산업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사용자 경험을 차별화하는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그 시장이 바로 스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하는 SDV 시장이다. 옐로나이프는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사용자들의 경험을 혁신하는 공급자로서 시장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제안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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