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일본은행, 세계 마지막 마이너스 금리 종료…엔화 가치↓ㆍ 주가↑

입력 2024-03-19 15:57 수정 2024-03-1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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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금리 인상…YCC 정책도 폐지
엔·달러 환율, 2주 만에 150엔 돌파
완화적 금융환경 지속 명시에
닛케이225지수·국채 가격은 상승

▲일본 기준금리. 단위 연 %. 19일 0~0.1%로 인상. 출처 뉴욕타임스(NYT)
▲일본 기준금리. 단위 연 %. 19일 0~0.1%로 인상. 출처 뉴욕타임스(NYT)
일본은행(BOJ)이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세계 마지막 마이너스 금리 체제를 종료, 통화정책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정책 전환 발표 이후 주식시장과 채권 가격은 상승했지만, 엔화 가치는 오히려 하락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전날부터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금리(당좌예금 정책잔고 금리)를 기존 연 마이너스(-) 0.1%에서 0~0.1% 범위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대규모 금융 완화책의 기준이 돼 온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폐지하고,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등 위험자산 매입도 종료한다. YCC 정책은 일본에서 ‘장단기 금리 조작’으로 불리며 1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한다는 정책이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07년 2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번 금리 인상 결정으로 2016년 시작된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도 8년 만에 마무리됐다.

이러한 정책 대전환의 배경에는 그동안 마이너스 금리 해제의 주 요건으로 꼽혔던 ‘물가와 임금 상승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다. 지난해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1% 상승해 198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데다가 올해 춘투(봄철 임금협상)에서도 노사가 33년 만에 최고 수준인 평균 5.28% 임금 인상률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 2% 목표가 지속적이며 안정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며 “마이너스금리 등의 틀은 그 역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까지와 대체로 비슷한 규모로 장기 국채 매입을 계속할 것”이라며 “현재 매입 규모는 월 6조 엔(약 53조 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발표 이후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149.30엔 안팎에서 움직이다가 일본은행 성명 발표 후에는 약 2주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엔을 다시 돌파했다.

통상 17년 만의 금리 인상은 엔화 강세 재료이지만, 오히려 반대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관측이 후퇴하는 반면,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밝히지 않으면서 당분간 큰 폭의 미·일간 금리 차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한 데 따른 결과다.

우에노 다이사쿠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 수석 외환전략가는 “일본은행 정책이 단기금리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향후 금리 인상을 제외하면 추가 완화 수정은 없어졌다”며 “앞으로는 미국 주도로 엔·달러 환율이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오전 하락세를 보이다가 일본은행 발표 이후 반등해 전 거래일 대비 0.66% 상승한 4만3.60으로 장을 마쳤다. 정책 변화가 시장 예상대로 가면서 투자자들이 안심했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일본 장기 국채 가격이 상승했다. 발표 이후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0%포인트(p) 낮은 0.725%를 나타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일본은행이 성명에서 “국채를 지금까지와 같은 수준으로 매입하고, 완화적 금융환경을 지속할 것”이라고 명시하면서 매수세가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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