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늘(20일) 대학별 의대 증원 배분 결과를 발표한다. 정부가 지역의료 발전과 소규모 의대의 역량 강화 필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비수도권 거점국립대와 입학정원 50명 이하 '미니 의대' 정원이 2배 가량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동맹 휴학과 수업 거부 등으로 집단 유급 위기에 처한 의대생들과 오는 25일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을 예고하고 있어 정원 배분 이후에도 의료계의 반발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민에게 의료개혁 방향과 의대 증원 필요성에 대해 호소할 예정이다. 담화 발표 후에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25학년도에 증원할 2000명을 전국 의대에 배분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증원된 정원은 비수도권에 80%(1600명), 수도권에 20%(400명)가량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 40개 의대 정원 3058명 가운데 수도권 정원은 13개교 1035명(33.8%), 비수도권 정원은 27개교 2023명(66.2%)이다.
정부 구상대로라면 수도권 정원은 1435명, 비수도권 정원은 3623명이 된다. 이에 따라 전체 의대 정원(5058명) 중 수도권 비율은 28.4%로 낮아지고 비수도권 정원은 71.6%로 늘어난다.
이번 의대 정원 배분의 최대 수혜자는 ‘비수도권 거점국립대’와 정원 50명 미만인 ‘미니 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간 의대 입학 정원 증원 정책의 가장 큰 이유로 지역의료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정부는 국립대병원 등 지역 거점 병원을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거점국립대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고 교수진도 강화할 방침이다. 전국 의대 최종 모집 정원은 통상 5월 발표되는 ‘신입생 모집요강’에 반영된다.
윤 대통령은 19일 “정부가 의료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의사, 간호사, 병원 관계자, 환자, 가족, 그리고 전문가들의 도움과 협력이 절실하다”며 “특히 의사들의 협력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하다. 의사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원 배정 이후에는 의료계 파업 등이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아 있다. 수업 거부 등 학생들의 집단행동도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집단 유급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의대생들의 휴학 신청 현황을 집계한 결과 지금까지 전체 의대생 41.8%가 휴학계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의대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이나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주는데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대학들은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지난달이었던 본과생들의 개강을 이달 말로 연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