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경제공식] 유럽, 실물 경제는 침울한데 증시는 고공행진…왜?

입력 2024-03-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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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3-20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EU·독일·프랑스 등 잇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유럽증시는 역사적 강세장
제약·명품·기술 등 ‘그래놀라즈 11’ 편중이 주요인
저평가 매력 부각·중국 대체 투자처로 주목 등도 배경

주식시장이 실물경기를 선반영하거나 연동되는 것은 경제 공식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유럽은 이와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실물경제는 침울하기 그지없는 데 유럽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달 초 개최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5%로 동결하고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에서 0.6%로 0.2%포인트(p) 낮췄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 정부는 지난달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0.2%로 대폭 내렸다. 작년 마이너스(-) 0.3%라는 역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성장이 사실상 정체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프랑스 정부도 지난달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1.0%로 낮췄다.

반면 유럽증시는 역사적 고점을 넘나들고 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7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500선대로 올라섰으며 지난주까지 8주 연속 상승하며 2018년 이후 가장 긴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또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와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각각 14일 장중에 1만8039.05과 8148.14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모습. 프랑크푸르트/AFP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모습. 프랑크푸르트/AFP연합뉴스
이러한 실물경제와 증시의 괴리는 유럽증시의 일부 특정 종목이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도 마이크로소프트(MS)·애플·엔비디아·알파벳·아마존·메타·테슬라 등 ‘매그니피센트 7(M7)’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각한데 유럽증시도 일명 ‘그래놀라즈(Granolas) 11’에 편중돼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놀라즈 11은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로슈, 아스트라제네카와 사노피, 유럽증시 시가총액 1위인 덴마크 노보노디스크, 반도체 장비 제조사 ASML, 스위스의 네슬레, 노바티스와 뷰티·명품 분야의 로레알,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독일 업무용 소프트웨어 업체 SAP 등 제약·명품·기술 분야에서 유럽을 대표하는 11개 종목의 머리글자를 따서 골드만삭스가 최초 명명했다.

FT는 “그래놀라즈 11이 지난 1년간 스톡스유럽600지수 상승분의 50%를 차지했다”면서 “M7이 미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준하는 기여를 했다”며 “그래놀라즈 11은 최근 12개월 동안 18% 상승해 같은 기간 스톡스유럽600지수의 7.5%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유럽증시는 작년까지 수년간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고, 중국 증시 침체에 따른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는 것도 실물 경제와 별개로 역사적 강세 흐름을 보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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