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확대 절실한 ‘상표 우선심사제’

입력 2024-03-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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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의 등록 여부는 상표출원 이후 약 1년에서 1년 반 사이에 결정된다. 이러한 심사 기간 때문에 상표 출원인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사업을 시작하여 1년이 지났는데 상표가 거절되면 프랜차이즈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고 상호나 브랜드를 바꾸어야 하는 상황까지 생길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심사제도가 활용된다. 이를 통하면 출원 후 약 4~6개월 사이에 등록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선심사신청 사유 중 가장 많이 이용되었던, 전문기관에 선행기술조사를 의뢰하는 방식이 올해부터 전면 폐지되었다. 지난해 국회에서 특허청 선행조사 외주 사업의 비리 사건이 이슈화된 탓이다. 이로 인해 많은 출원인들이 우선심사제도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현재 상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우선심사신청 사유는 다음과 같다.

전문기관 ‘선행기술조사’ 폐지돼

첫째, 출원인이 출원한 상표를 지정상품 전부에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준비 중인 경우다. 출원인은 우선심사신청 시 상표를 사용 중인 경우 상표가 표시된 상품 또는 서비스를 촬영한 사진, 상표가 표시된 광고전단지, 팸플릿 또는 인터넷사이트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하여야 한다. 상표를 사용준비 중인 경우 상표가 표시된 인쇄물의 발주서류, 상표가 표시된 카탈로그, 팸플릿, 광고 등의 발주서류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하여야 한다. 이때 동일 유사군코드에 속하는 지정상품 중 적어도 하나의 지정상품에 대하여 사용 또는 사용준비 입증이 필요하므로 상표출원 시 사용 또는 사용준비 중이 아닌 지정상품은 제외하여야 한다.

둘째, 출원 후 제3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원된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는 경우다. 이 경우 출원인은 제3자에게 발송한 경고장 서류, 상표사용금기가처분신청에 관한 서류, 기타 허락 없이 상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의 사진, 광고전단지, 팸플릿, 동영상 또는 인터넷사이트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하여야 한다.

셋째, 국내 출원을 기초로 우선권을 주장하여 마드리드 국제출원을 하거나 외국에서 상표출원이 진행되는 경우다. 해외상표출원은 국내 출원일로부터 6개월 내에 우선권 주장을 통한 출원이 가능하지만 국내출원과 동시에 해외출원을 하는 경우 우선심사신청이 가능할 수 있다. 다만, 마드리드의 경우 국제등록의 종속성 법리에 의하여 국내 출원이 거절되면 국제출원도 무효가 되므로 활용 가능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울며 겨자먹기’ 해외출원해야 할 판

현재 출원인이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우선심사신청 사유는 이 세 가지이다. 출원 이후 제3자가 출원된 상표를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출원인이 우선심사신청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출원된 상표를 사용 또는 사용준비 중인 경우나 해외상표출원이 진행 중인 경우뿐이다. 출원인이 당장 사용 또는 사용준비 중이 아니라면 국내 출원 후 즉시 특정 국가에 해외출원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국내출원에 대한 우선심사신청을 하기 위하여 울며 겨자먹기로 해외출원을 해야 할 판이다. 출원인의 상표 사용 이후 상표가 거절되는 경우의 법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상표 심사기간이 대폭적으로 단축되거나 우선심사신청의 사유가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된다.

이태영 엘앤비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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