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확정’ 권도형, 100년형 피했다...23~24일 입국 전망

입력 2024-03-2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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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 항소법원, 미국 측 주장 기각
“한국이 범죄인 인도 청구 더 빨랐다”
전문가 “한국 40년형, 미국 100년형” 전망
블룸버그 “아직 미국 재판 가능성 남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해 3월 24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포드고리차/AP연합뉴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해 3월 24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포드고리차/AP연합뉴스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송환 명령을 받았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최종적으로 한국으로 오게 됐다. 미국에 가면 100년형을 받을 위기에 처했던 권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한국에 돌아와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권 대표의 한국 송환 판결에 대한 미국 정부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로써 권 대표의 한국행은 확정됐다.

법원은 “재판부는 한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가 미국의 청구보다 순서상 먼저 도착했다는 1심 판단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여러 국가에서 동일인의 인도를 요청하는 경우 적용되는 법률 기준을 정확하게 평가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권 대표 변호인 역시 “범죄인 인도가 최종 결정됐고 미국이나 우리 모두 이 결정에 더는 항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현재 위조여권 사용 혐의로 몬테네그로에 수감 중인 권 대표는 23일 형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르면 23~24일경 한국에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호인은 “언제 인도될지에 대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가상자산(가상화폐)인 테라USD와 자매 코인 루나가 시스템 붕괴 속에 연달아 폭락한 사태의 책임자다. 당시 전 세계 투자 피해 규모만 400억 달러(약 53조 원)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미국과 한국 정부 모두 권 대표를 송환하기 위해 몬테네그로 사법 당국과 접촉했고, 당국은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권 대표의 한국행으로 미국 송환 시 가능할 것으로 제기됐던 100년형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가상자산 전문가 콜린 우는 “미국의 형사 처분이 한국보다 훨씬 엄격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권 대표는 8가지 중범죄에 직면했고 모든 처벌이 합쳐지면 미국 내 최대 형량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최대 형량이 약 40년에 불과한 반면, 미국에선 100년이 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권 대표의 첫 재판이 미국에서 진행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권 대표의 한국 송환은 이르면 이번 주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권 대표가 한국에 송환되더라도 한국 정부가 그를 뉴욕에서 먼저 재판받도록 미국과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전 세계에 있는 권 대표의 자산을 압류하는 데 있어 한국보다 더 큰 힘을 갖고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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