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野로만 흐르던 물줄기…與로 돌아설까[총선리딩방-⓸금강벨트(대전·세종)]

입력 2024-03-21 15:50 수정 2024-03-2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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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충청권 '금강벨트'로 묶인 대전과 세종은 국민의힘에 뼈아픈 도시다. 직전 21대 총선에서 대전 7곳과 세종 2곳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했다. 격차 5%포인트(p) 미만 접전지도 3곳(대전 동·중·대덕)에 불과했다. '스윙보터'라는 충청 표심은 2년 뒤 대선과 지선에서 다시 출렁였다. 대전이 대선 득표 3.11%p를 더 안겨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고, 대전·세종시장도 국민의힘에 넘어갔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이상민(대전 유성을)·박영순(대덕) 후보가 각각 국민의힘과 새로운미래로 당적을 옮기면서 약간의 지형 변화도 생겼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으로만 향하던 물줄기를 4년 만에 돌려놓을지, 민주당이 빼앗긴 2석을 포함한 전역을 다시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심도가 높은 전장은 전·현 민주당 매치가 벌어지는 유성을과 대덕이다.

유성을은 국민의힘 현역 5선 이상민 후보와 민주당 영입인재 황정아 후보(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의 맞대결이다. 민주당 시절 이 후보의 직전 총선 득표율은 55.85%. 당시 김소연 국민의힘 후보(37%)와 격차가 20%p에 달했다. 민주당 간판을 뗀 이 후보의 관록이 얼마나 작동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까진 당의 위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12일 발표된 한국리서치 조사(KBS 의뢰·8~11일 유성을 거주 만 18세 이상 508명 대상·전화면접) 결과 황 후보 47%, 이 후보 28%였다. 격차는 19%p.(95% 신뢰수준·표본오차 ±4.7%p.)

대덕은 민주당 공천 파동 여파로 탈당한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박영순 새미래 후보와 대덕구청장 출신으로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인 박정현 민주당 후보,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인 박경호 후보의 3파전. 직전 총선에서 박영순 후보(49.39%)는 국민의힘 후보(46.24%)를 상대로 3.15%p차 신승했다. 친명-비명 격돌에 따른 야권 표심 분산이 여당의 어부지리 승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민주당 현역이 재공천된 곳은 대전 동(장철민)·서을(박범계)·유성갑(조승래)과 세종을(강준현) 등 4곳이다.

국민의힘은 재선에 도전하는 장철민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경제학자 출신 비례 초선 윤창현 후보를 공천했다. 장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현 대전시장인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를 3.45%p차로 꺾었다. 19대 총선부터 서을에서 내리 3선을 한 박범계 후보는 변호사 출신 양홍규 국민의힘 후보와 리턴 매치를 벌인다. 21대 총선 득표율은 박 후보 57.50%, 양 후보 40.77%. 유성갑 재선(19·20대)인 조승래 후보는 3선 길목에서 대전경찰청장 출신 윤소식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게 됐다. 조 후보는 직전 총선 득표율 56.52%로 당시 장동혁 국민의힘 후보(40.34%)를 15%p 이상 눌렀다.

세종을은 '부시장 매치'가 성사됐다. 강준현 후보는 세종시 정무부시장, 이준배 국민의힘 후보는 세종시 경제부시장 출신. 강 후보의 직전 득표율은 57.96%로 대전·세종 9곳 중 최고치다. 현재까지는 강 후보의 재선 가도에 청신호가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19일 공표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대전MBC 의뢰·16~17일 세종을 거주 만 18세 이상 502명 대상·전화면접)에서 강 후보는 53%, 이 후보는 28%였다. 두 사람의 격차는 25%p.(95% 신뢰수준·표본오차 ±4.4%p.)

대전 중·서갑과 세종갑은 민주당 현역 불출마로 새 얼굴이 배치됐다. 대전 중구청장 3선 출신 박용갑 민주당 후보가 조국혁신당으로 떠난 황운하 의원 지역구에 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도 이곳에서 중구청장을 거쳐 20대 의원을 지낸 이은권 후보를 재공천했다. 이 후보는 21대 총선에서 황 의원을 상대로 득표율 2.13%p차 석패했다. 두 후보는 구청장 선거 등 지난 선거에서 3번 만난 이색 전력도 있다. 총 전적은 박 후보가 2승 1패로 앞서고 있다. 4번째 대결에서 승패 균형이 맞춰질지 주목된다.

서갑은 2000년 16대 총선부터 21대까지 24년간 보수정당 깃발을 거부한 민주당의 핵심 텃밭이다. 이곳에서 내리 6선을 지낸 박병석 전 국회의장의 정계 은퇴로 무주공산이 됐다. 민주당은 재선 서구청장을 지낸 장종태 후보를, 국민의힘은 검사 출신 조수연 후보를 각각 내세웠다.

세종갑은 변호사 출신 이영선 민주당 후보·류제화 국민의힘 후보와 새미래 공동대표인 김종민 후보 간 3자 구도다. 민주당 소속으로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재선(20·21대)을 지낸 김 후보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당적과 함께 출마지도 옮겼다.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홍성국 의원의 직전 득표율은 56.45%(국민의힘 32.79%)였다. 김 후보의 약진 여부에 따라 양당 후보들의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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