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되는 수도권 '위기론'…우세 지역도 '팽팽'

입력 2024-03-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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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p차 격전지도 민주당 후보가 '선전'…의정갈등·이종섭·황상무 등 영향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4·10 총선이 불과 2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의 '수도권 위기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본래 국민의힘이 앞섰던 지역구의 격차가 좁혀지거나 양당 후보가 팽팽히 맞섰던 지역구의 격차가 벌어지는 등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어서다. 최근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의료계의 집단행동 장기화와 이종섭 주호주대사·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등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동작을의 경우, 18~20대 총선에서는 정몽준·나경원 등 보수 계열 후보가 당선됐지만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당선된 곳인 만큼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격전지 중 한곳으로 꼽히는 지역구다. 이 지역구는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나경원 후보가 출마한 만큼 그동안 주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류삼영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타났다. MBC-코리아리서치의 10~11일 조사(500명·무선전화면접)에 따르면 동작을에서 나 후보(50%)가 류 후보(37%)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16~17일 리서치뷰가 KBC광주방송·UPI뉴스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500명·무선 ARS)에 따르면 나경원 후보는 46.3%, 류삼영 후보는 45.9%로 집계됐다. 두 후보간 격차는 0.4%포인트(p)로,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을 벌였다. 일주일새 나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류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초박빙'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강벨트'의 최전선에 위치한 서울 중·성동구갑에서도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성동갑은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빅 매치'가 성사된 곳이다. 앞서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실시한 11~14일 조사(505명·무선전화면접)에 따르면 윤 후보와 전 후보는 39%로 동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인 18~20일 KBS-한국리서치의 18~20일 조사(500명·무선전화면접)에 따르면 전 후보(45%)가 28%의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인 17%p 차이로 앞서는 결과가 나타났다.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3%p 이내의 '초박빙' 대결을 벌였던 수도권 격전지에서는 여론조사에서 야당인 민주당 후보가 선전하며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대 총선에서 서울 49개 선거구 중 가장 적은 표차인 '890표'로 승부가 결정된 신(新) '정치 1번지' 용산에서는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의 18~19일 여론조사(504명·무선전화면접)에서 민주당 강태웅 후보가 42%를 기록해 현역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38.1%)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1대 총선에서는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권영세 의원이 6만3891표(47.80%)를 얻어 6만3001표(47.14%)를 얻은 민주당 강태웅 후보를 불과 890표(0.66%p) 차로 꺾었다.

'오세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과 4년 전 현 서울시장인 오세훈 후보를 꺾은 고민정 의원이 대결하는 광진을도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메타보이스가 JTBC 의뢰로 10~11일 지지율을 조사(504명·무선전화면접)한 결과 민주당 고민정 후보에 대한 지지는 43%로, 32%의 국민의힘 오신환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한국갤럽-뉴스1의 8~9일 조사(500명·무선전화면접)에서는 고 후보가 44%, 오 후보가 37%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 경합을 벌였는데, 격차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광진을은 21대 총선에서 50.37%의 고 의원이 오세훈 당시 통합당 후보(47.82%)를 2.55%의 근소한 차이로 이긴 곳이다.

여권에서는 의정갈등 장기화와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논란 등 부정적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수도권 위기론'이 재차 불거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14∼1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1.0%로 전주(38.6%)보다 7.6%p 떨어졌으며, 최근 고점이었던 2월 5주차(48.0%)와 비교하면 3주 사이에 17.0%p나 하락했다.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4.2%였다.

기사에 언급된 지역구 후보 관련 여론조사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p)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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