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등 돌렸다"…위기의 애플, 겹치는 악재에 골머리

입력 2024-03-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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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 애플 자체 생태계 구축이 반경쟁적이라며 제소
유럽서도 등 돌려…디지털시장법(DMA) 위반 여부 조사 예정
신제품 혁신 둔화·중국 시장 부진 등 위기에 빠진 애플

▲맥북에 애플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맥북에 애플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이 위기론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연이은 반독점 칼날에 애플의 왕국이 위협받고 있다. 여기에 중국 시장 판매 부진, 혁신 둔화 등 겹악재에 시달리며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최악의 경우 회사가 해체될 가능성까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미 외신들에 따르면,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은 미국 스마트폰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애플이 개발자와 소비자를 통제하고 수익을 짜내기 위해 독점적 지위를 이용했다며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한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70%, 미국 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6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법무부는 법을 위반하고 시장을 독점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미 법무부는 애플이 소비자와 개발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배타적이고 반경쟁적 관행에 의존하는 전략을 추구했다고 보고 있다. 자사 제품을 더 좋게 만드는 대신, 타사 제품을 나쁘게 만들어 독점을 공고히 했다는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과 자사 기기가 서로 연동되도록 하고, 다른 기기를 통해 경험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어하는 배타적인 자체 생태계를 만들었다. 애플 측은 이런 관행을 자신들의 '차별성'이라고 합리화하고, 이것이 아이폰을 다른 스마트폰보다 안전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특히 애플 사용자들에게는 스스로 특별하다고 느끼게 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앱 개발자들과 경쟁 기기 제조사들은 애플이 그런 아이폰 독점력을 사용한 이유는 타사의 경쟁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미국뿐이 아니다. 유럽연합(EU)도 애플에 반독점 규제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음원 시장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한 혐의로 애플에 약 18억4000만 유로(약 2조6000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와 함께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의 디지털시장법(DMA) 위반 여부를 조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DMA는 빅테크 기업이 외부 앱이나 대체 앱스토어 설치 등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 간 상호 운용을 허용하고, 자사의 서비스가 경쟁 업체보다 더 잘 노출되도록 하는 '우대 행위'를 금지하는 법이다.

애플의 신제품들이 시장에서 고전 중인 것도 위기론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주력 시장인 중국시장에서 약세를 보인다. 이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1년 새 3번째로 중국을 방문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미·중 분쟁 심화로 인한 현지 소비자들의 '애국 소비' 열풍을 막기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또한, 애플은 뒤처진 AI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10년간 투자해 왔던 애플카 프로젝트와 애플워치용 마이크로 사업을 포기했다. 뒤늦게 AI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업계에선 앞서나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최근 내놓은 VR기기 비전 프로도 사실상 실패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00달러 이상의 디바이스를 구매해 증강현실을 체험해 본 이들의 다수가 어지럼 등을 호소하면서 반품에 나서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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