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담금 18개 폐지하고 14개 금액 감면…국민 부담 덜어드릴 것"

입력 2024-03-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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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중소기업에 총 42조 원 자금 공급"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역대 어느 정부도 추진하지 못했던 과감하고 획기적인 수준으로 국민과 기업에 부담을 주는 부담금을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말했다.

부담금은 세금이 아니지만, 특정 공익사업과 연계해 국민과 기업이 부과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 "부담금이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행위에 예외적으로 부과하는 것이지, 재원 조달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남발해서는 안 된다"며 모든 부담금을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년 동안 부담금을 11개 줄이는 데 그쳤는데, 이번에는 한 번에 18개의 부담금을 폐지할 것"이라며 "당장 폐지하기 어려운 14개 부담금은 금액을 감면해서 국민의 부담을 확실하게 덜어드리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학교 신설 수요가 감소되는 추세에 맞춰 학교용지 부담금을 폐지하고, 영화 티켓에 부과되는 영화관 입장권 부담금도 없애겠다"며 "전기요금의 3.7%가 부과되는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은 단계적으로 요율을 1%포인트(p) 인하하고, 해외 출국할 때 내는 출국납부금은 1만1000원에서 7000원으로 내리고 면제 대상도 현재 2세 미만에서 12세 미만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부담금은 특정한 공익사업을 위해 국민과 기업이 부담하는 '그림자 조세'"라며 "국민건강 증진이나 환경 보전과 같은 긍정적 외부효과가 있는 부담금도 있지만, 세금에 묻지 않은 부담에도 불구하고 부과되는 사실조차 잘 모르는 부담금도 많이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부담금의 폐지와 감면이 국민의 세금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그동안 부담금으로 추진한 사업들의 지출 구조를 효율화하는 한편, 영화산업, 청년농업인 육성과 같이 꼭 필요한 사업들은 일반회계를 활용해서라도 차질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화관 입장권 부담금 경감이 하루빨리 영화요금 인하로 이어지고, 학교용지 부담금 폐지가 분양가 인하로 바로 이어질수있도록 관련 법령도 신속하게 개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총 263건에 달하는 규제들에 대해 한시적으로 적용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한시적 적용유예'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것으로, 이번에 8년 만에 재도입됐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시행되는 한시적 적용유예는 기존 규제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민생 개선과 투자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분야에 2년 동안 규제적용을 유예하는 방안"이라며 "이러한 규제들은 정책 목적이 있어서 당장 폐지하기는 어렵지만, 규제의 적용을 유예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없으면 폐지할 것은 폐지하고 손볼 것은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투자와 성장을 가로막는 입지와 시설규제를 속히 걷어낼 것"이라며 "용적률은 완화됐지만, 산업단지의 고도제한으로 여전히 증축이 늦춰지고 있는 반도체 기업의 애로를 즉각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중소기업·소상공인 관련 규제 완화 △골목형 상점가 등 온누리상품권 사용처 확대 △외국인 고용 규제 개선 △승용차 신차 검사 주기 4년→5년 연장 △청년·신혼부부 행복주택 거주 기간 최대 6년→10년 연장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부담 경감 방안들과 함께 민생 활력을 높일 적극적인 금융 지원 방안을 펼칠 것"이라며 "고물가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돈이 돌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경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총 42조 원의 자금을 공급해나갈 것"이라며 "정책금융기관과 민간은행이 함께 기업들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서 적기에 맞춤형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정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는 한편, 사업성이 충분한 정상사업장이 금융 리스크에 빠지지 않도록 충분한 자금을 공급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을 현행 25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5조 원 더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PF 정상화 펀드 지원 대상을 현재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에서 일시적인 자금 애로가 있는 정상사업장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한국은행도 4월부터 지방 중소기업 위주로 금융중개지원대출 9조 원을 지원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필요시 최종 대부자로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경제 상황 점검과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 방안에 대해 보고했고,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한시적 규제 유예 방안을,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민생 활력 제고를 위한 취약부문 금융지원 방안을 보고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 방안 △한시적 규제 유예 방안 △민생활력 제고를 위한 취약부문 금융지원 방안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정부에 개진했다.

이날 회의는 정부와 유관 기관에서 기획재정부·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교육부 차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고,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함께했다. 민간에서는 시민단체, 기업, 학계, 연구기관, 경제단체 관계자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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