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전자·20만닉스에 기대감에 반도체주 '봄날'

입력 2024-03-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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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지수 이달 들어 10% 상승
HBM 수요 늘며 주가 상승 기대감

▲삼성전자가 장중 8만원을 돌파한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 모니터에 삼성전자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700원(2.17%) 오른 7만99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장중 8만원을 돌파한 것은 2021년 12월28일(종가기준 8만300원) 이후 2년 3개월만에 처음이다. 조현호 기자 hyunho@
▲삼성전자가 장중 8만원을 돌파한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 모니터에 삼성전자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700원(2.17%) 오른 7만99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장중 8만원을 돌파한 것은 2021년 12월28일(종가기준 8만300원) 이후 2년 3개월만에 처음이다. 조현호 기자 hyunho@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중 최고가를 연일 갈아치우면서 반도체주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주목받으면서 미국 반도체 시장의 훈풍이 국내로 불어오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10만 원, 20만 원으로 올려잡으며 '10만 전자', '20만 닉스'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반도체지수는 4253.63로 마감하며 이달 들어서만 9.68% 상승했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가 사상 처음으로 18만 원대로 올라선 데 이어 삼성전자도 이틀 연속 8만 원대로 올라선 영향이 컸다.

SK하이닉스는 이틀 연속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장중 18만3000원까지 치솟은 다음 18만1200원으로 마감하며 처음으로 18만 원대를 뚫었다. 전날(17만9500원)에 이어 이날도 장중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이날도 8만 원을 터치한 이후 7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전날 장중 8만100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1년 12월 29일(8만200원) 이후 2년 3개월 만에 8만 원 선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주가 상승을 떠받치고 있다. 올해 들어 반도체 종목을 집중 매수하고 있는 외국인은 전날부터 이틀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4794억 원, 3348억 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7797억 원, 3656억 원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반도체주를 사들이는 이유는 반도체 업황이 상승 사이클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최악의 적자를 냈지만, 이제는 재고가 소진되며 오를 일만 남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AI용 서버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이 20일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HBM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내 반도체 시장에도 이 같은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의 핵심 장치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엔비디아에 HBM 대부분을 납품하면서 주가가 올해 들어 24%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우리는 지금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기대가 크다"고 발언한 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10만 원, 20만 원 이상으로 올려잡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HBM의 공급보다 수요가 큰 상황에서 반도체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차세대 HBM3E 12단(36GB) 제품에 대한 샘플 공급을 경쟁사 대비 수개월 선행해 진행하고 있다"며 "HBM 열위에 대한 과한 우려가 형성시킨 밸류에이션 괴리를 회복할 국면"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DB금융투자와 메리츠증권, SK증권 등도 10만 원을 목표가로 설정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AI 강세에 따른 HBM의 높은 성장성과 SK하이닉스의 시장 주도적 위치는 최소 내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또 "8Hi(8단 적층 제품)에서 MR-MUF(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의 높은 생산성은 내년 물량에 대한 선제적 수주 가시성을 높이고, 수익성 측면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이다. 목표주가의 경우 SK증권은 22만 원, NH투자증권, KB증권, DS투자증권 21만 원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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