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12년 만에 파업 돌입…“비 오는 출근길 지옥”

입력 2024-03-2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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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인상안 두고 12시간 협상 불발
서울시, 지하철 증회·무료 셔틀 운행
노사 타협 시까지 파업 지속될 전망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정류장에 시민 협조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정류장에 시민 협조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가 12년 만에 멈춰서면서 시민들이 빗속 출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 노사 타협 시까지 기한 없는 파업이 이어지면서 교통 대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서울시 버스운송 사업조합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 버스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전 2시 20분께 협상이 결렬됐다고 선언했다. 노조가 4시 첫차부터 파업을 진행함에 따라 서울 시내버스(7382대)의 97.6%에 해당하는 7210대가 운행을 멈췄다.

이날 서대문구의 한 버스 정류소에 모인 시민들은 연신 버스 안내표시판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각 자치구에서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먼 정류장까지 이동하는 행렬도 눈에 띄었다.

은평구에 거주하는 임민혁(33) 씨는 “안내판에 하나 뜬 버스가 도저히 안 올 것 같아 택시를 불렀는데 15분 이상 기다리고 있다”라며 “안 그래도 비가 오는데 출퇴근 지옥길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27) 씨도 “어제 파업할 가능성이 있다는 뉴스를 보고 좀 일찍 나와야겠다고만 생각했다”라며 “아예 버스가 안 다니는지 몰랐는데, 지하철 파업 때보다 심하다”고 전했다.

앞서 노사는 전날 오후 2시 30분께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 회의를 열고 12시간 마라톤협상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0시가 지날 때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해 교섭 연장을 하며 대화를 진행했지만 결국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현재 노조는 시급 12.7% 인상 등과 더불어 호봉 제도 개선, 정년 이후 촉탁 계약직의 임금 차별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사측은 경영난의 이유로 과도한 요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노위는 전날 중재를 통해 6.1%의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양측 모두 거부했다.

이번 파업은 노사가 임금인상안 등을 두고 타협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노사는 파업 돌입 후에도 물밑 대화는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 첫날에도 극적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2012년 때는 약 20분가량의 부분 파업만 진행된 바 있다.

서울시 “지하철 증회·무료 셔틀버스 운행”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종로 경복궁역에서 시민들이 종로구에서 긴급 투입한 셔틀버스에서 하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종로 경복궁역에서 시민들이 종로구에서 긴급 투입한 셔틀버스에서 하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노조의 파업 돌입으로 지하철 증회와 함께 자치구별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한다.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 1시간을 연장하고 심야 운행시간도 다음 날 2시까지 1시간 연장한다. 또한 지하철역과의 연계를 위해 25개 자치구에서는 무료 셔틀버스 총 480대를 투입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

실시간 교통정보는 다산콜재단, 교통정보센터 토피스, 서울시 매체, 정류소의 버스정보안내단말기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원만한 노사 합의를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가용 가능한 모든 교통수단을 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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