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왕 뱅그먼 프리드 징역 25년…15조 원 몰수

입력 2024-03-2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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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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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설립해 승승장구했던 30세 억만장자 뱅크먼 프리드(32)가 미국 감옥에 수감됐다. 법원은 25년 형을 선고했다.

2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주요 외신 등은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 판결을 인용해 이같이 밝히고 "징역 25년형과 함께 법원이 110억2000만 달러(약 14조9000억 원)에 달하는 재산 몰수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프리드는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현지 언론은 억만장자에서 불과 2년 만에 수감자로 전락한 그의 운명을 놓고 "가파른 몰락"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공계 명문으로 꼽히는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2013년부터 4년간 월가의 투자사 '제인 스트리트'에서 트레이더로 이름을 알렸다.

2017년 그는 비트코인 시세를 살펴보던 중 각 나라의 거래소마다 가격이 같지 않고 때로는 60%나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즉시 이를 이용한 차익거래에 뛰어들어 수익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첫 사무실이 있던 캘리포니아 카운티의 이름을 딴 투자회사 알라메다리서치를 설립했고, 비트코인 거래로 하루에 100만 달러(약 13억5000만 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고 CNBC에 전했다.

알라메다리서치의 성공을 바탕으로 그는 2019년 4월 바하마에 본사를 둔 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만들었다.

이 거래소는 "혁신적인 거래 기능과 운용 속도가 빠른 플랫폼, 신뢰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기치를 내세웠다.

뱅크먼-프리드가 30세가 되기 직전인 2021년 10월 포브스가 집계한 그의 순자산은 260억 달러(약 35조1260억 원)로 늘어났다. 당시 미국 부자 순위 25위다.

미국 코인업계는 그의 이런 이력을 두고 세계적인 금융회사를 창업한 존 피어폰트 모건에 빗대 '코인계의 JP모건'이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 가상화폐 시장의 '겨울'로 불리는 시기가 찾아왔고, 테라·루나 사태의 여파로 가상화폐 가격이 줄줄이 폭락하면서 업계의 주요 대출업체들이 파산하는 도미노 붕괴가 이어졌다.

코인 투자자들은 FTX에 예치한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알라메다리서치와 FTX 모두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뱅크먼-프리드가 FTX의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갚는 용도 등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고, 고객에게 돌려주지 못하게 된 자금 부족액은 80억 달러 규모로 불어났다.

뉴욕 남부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해 11월 뱅크먼-프리드에 제기된 사기 등 7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평결했다.

앞서 뉴욕 맨해튼연방검찰은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최근 몇 년간 그의 삶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탐욕과 자만심, 야망과 합리화, 그리고 타인의 돈으로 도박을 반복한 삶이었다"라며 징역 40년 최대 50년을 구형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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