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를 기록하며 두 달째 3%대를 지속했다.
사과 가격이 88% 넘게 올라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과일 물가 상승세 지속과 국제유가 상승 등이 겹친 영향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년=100)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로 내려갔다가 2월에 3.1%로 올라섰다. 지난달에도 3.1%를 찍으면서 2개월째 3%대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도 농축수산물이 전체 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대비 11.7% 올라 전월(11.4%)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이 중 농산물 가격은 작년 작황 부진과 기저효과 등으로 20.5% 올랐다. 전달(20.9%)에 이어 20%대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사과가 88.2%나 급등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래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배도 87.8% 올랐다. 이 역시 역대 최대 상승률이다. 귤(68.4%) 등도 크게 오르면서 신선과실 물가가 40.3% 상승했다. 파 등 신선채소 물가도 11.0% 올랐다.
신선과실과 신선채소를 포함한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9.5% 올라 6개월 연속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이 6개월 이상 10%를 넘긴 것은 2010년 2월∼201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석유류 가격도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전년보다 1.2% 올랐다. 석유류가 전년대비 상승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1월(4.1%) 이후 14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석유류의 전체 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0.1%포인트(p)를 기록했다. 석유류가 전체 물가 상승률을 0.1%p 끌어 올렸다 얘기다. 전월엔 석유류가 0.1%p 끌어 내린바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석유류가 올라간 것이 전체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물가는 석유류 관련 지정학적 요인과 날씨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유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1년보다 3.8% 올라 전월(3.7%)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개인 서비스 물가가 3.1% 올라 전월(3.4%)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외식이 3.4%, 외식외 서비스 물가가 2.9% 각각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상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4% 각각 상승했다. 전월(각각 2.5%ㆍ2.6%)보다는 상승 폭이 내렸다.
정부는 최근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물가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경각심을 유지하면서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산물 납품단가 지원, 할인 확대 등을 통해 소비자 체감가격 인하 노력을 지속하고, 범정부 농축수산물 유통구조개선 전담반(TF)를 가동해 구조적 물가안정 방안도 강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