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없는 민주 텃밭..."길 잃은 세종 표심 잡아라"[배틀필드410]

입력 2024-04-0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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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나성동에 걸린 국민의힘 류제화 후보 현수막(왼)과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 현수막. (정영인 기자 oin@)
▲세종시 나성동에 걸린 국민의힘 류제화 후보 현수막(왼)과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 현수막. (정영인 기자 oin@)

세종갑은 비호남 지역 중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민주당 ‘텃밭’이다. 세종시가 갑‧을로 분구되기 전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가 19‧20대 총선에서 당선됐으며, 현재는 홍성국 민주당 의원이 현역이나 홍 의원은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텃밭의 민심이 술렁이는 일이 벌어졌다. 이영선 민주당 전 후보가 당에 재산 보유 현황을 허위로 제출한 문제로 지난달 23일 공천이 취소되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심이 갈 길을 잃은 것이다.

눈길은 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 후보로 출마한 김종민 후보(충남 논산금산계룡‧재선)와 류제화 국민의힘 후보에게로 쏠렸다.

김종민 후보는 민주당 공천 파동에 반발하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세종갑 출마를 선언했다. 이영선 전 후보 공천 취소로 야권에서 유일한 후보가 돼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 출신인 김 후보에게로 민주당 표심이 옮겨갈지, 혼란스러운 상황 속 류 후보가 표심을 끌어당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진짜’ 세종시민을 내세우는 류제화 후보와 문제 해결 능력이 검증된 ‘전문가’를 표방하는 김 후보에 대한 유권자 민심을 듣기 위해 2일 세종갑 지역을 찾았다.

마음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유권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나성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50대 김모씨는 “아직 결정을 못했다”며 “정권 심판을 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후보 개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정당만 보고 투표해온 결과가 이 상황인 것 같아서 정책과 후보 역량을 살펴본 뒤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공약과 정책을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고3 자녀를 둔 보람동 주민 박모씨는 “세종을 의석 하나 더 늘리는 용도로 생각해선 안 될 것”이라며 “세종시가 하드웨어가 잘 갖춰졌지만, 조례나 시민들의 생활‧경제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게 많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세종에는 아직 대기업도 없고, 생산업체도 없어서 일자리 창출이 안 되고 있고, 젊은 학생들도 여기서 직업을 가지면서 오래 살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주는 공약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나온 공약들은 ‘재탕’ 느낌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소담동에서 10년을 거주한 자영업자 40대 박모씨는 “김 후보가 공실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공실 문제가 먼저가 아닌 것 같다. 이곳은 소비력이 커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가게나 대형마트 등이 들어서도 버티지를 못하는 게 문제인데, 그런 부분을 해결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사당 세종시 이전도 먼 미래의 일 같기도 하고, 기업‧산업체 들어서 고용이 창출되고 소비력이 살아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텃밭’답게 결국에는 김 후보가 당선될 거란 예측도 있었다. 스스로 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힌 60대 이모씨는 “이 후보가 공천이 취소돼서 사람들이 혼란에 빠졌는데, 그래도 김 후보가 있으니까. 민주당 찍으려던 사람들이 국민의힘은 절대 안 뽑을텐데, 아무래도 김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보람동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50대 장모씨도 “원래 민주당을 지지했던 사람”이라며 “이 후보 공천이 취소된 건 민주당이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선제적으로 잘했다고 보지만, 유권자로선 섭섭한 마음은 있다. 김 후보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장씨는 “세종은 젊은 인구가 많은데 온라인 쇼핑을 통해서 지역 상권이 살아나기가 어렵다. 지역화폐 이런 걸 적극적으로 하면 상권이 살지 않겠나. 그런 부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지역 현장 유세에 나선 국민의힘 류제화 후보(왼)와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 (정영인 기자 oin@)
▲지역 현장 유세에 나선 국민의힘 류제화 후보(왼)와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 (정영인 기자 oin@)

여야 후보들도 민주당 후보 부재로 정당 구도 투표가 어려워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만큼 류 후보는 물론 김 후보 역시 유일한 야권 후보라는 점보다는 지역구를 위한 공약과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류 후보의 대표 공약은 △행정수도 세종(행세권), △학군 좋은 세종(학세권), △돈이 도는 세종(금세권), ‘3권 도시 세종’을 만드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대통령 집무실‧국회 이전으로 행정수도 세종을 완성하고, 세종 공립학원 설립으로 사교육 이기는 공교육을 키워보겠다고 공언했다. 또 공공데이터·AI 산업의 메카 세종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류 후보는 본지에 “여야를 막론하고 그간 시민 눈높이에 못 미치는 정치궈늬 판을 갈기 위해 출마했다”며 “국민 무서운 줄 알고,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정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100만 세종 5대 프로젝트’를 공약했다. 구체적으로는 대통령 집무실·국회 세종 이전으로 ‘정치행정수도 세종’을, 외교부·해외공관 이전으로 ‘외교국제수도 세종’을, 세종미래산업클러스터 조성으로 ‘미래경제수도 세종’을, KTX 세종공주역 신설로 ‘사통팔달 세종’을, 세종교육TV 개국, 세종진학교육원 설립으로 ‘교육문화수도 세종’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본지에 “(민주당 후보 공천 취소) 당시 상당히 충격받으신 분들이 많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윤석열 정권에 대한 확실한 심판이 필요하다는 민심에는 변함이 없다”며 “지금 세종에 필요한 건 일 잘하고 실력 있는 국회의원이다. 문제 해결 능력이 검증된 후보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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